[프라임경제] '가을꽃게 전쟁'이라 불릴 만하다. 지난 6월21일부터 8월20일까지 꽃게 금어 기간을 마치고 지금 서해안은 꽃게잡이로 분주한 계절을 보내는 중이다.
대형마트에서는 경쟁사보다 10원이라도 더 싸게 팔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이고 가격 조정을 하는 등 꽃게 인기가 한창이다.
꽃게는 맛도 일품이지만 영양분이 매우 풍부하다. 꽃게에는 인체의 뼈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인 칼슘과 단백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꽃게 살 100g당 칼슘이 188mg들어 있어 우유보다도 더 들었다.
칼슘은 뼈를 생성하는 것뿐 아니라 유지하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로 골다공증이나 골절을 예방해 어르신들에게 좋은 음식이다.
꽃게는 단백질이 풍부한 반면 지방질이 적어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에게도 좋다. 아미노산을 가져 뇌세포 활성에도 도움을 줘 수험생들에게도 권장되는 좋은 음식인데, 다만 감과 상극이라 소화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조심을 해야 한다.
조선 후기 숙종과 희빈 장씨에서 태어난 경종은 왕권이 약한 상태에서 즉위했다. 그는 선천적으로 허약한 건강 상태로 4년 남짓 짧은 재위기간 동안 통치했다. 경종의 다음 왕위를 이은 영조는 이후 선왕을 독살했다는 의혹을 줄곧 받았는데, 그 내막엔 꽃게와 감이 있었다.
병환 중이던 경종에게 입맛을 돕게 하기 위해 경종의 동생 연잉군(영조)은 게장과 감을 올린다. 경종은 입맛을 되찾아 평소보다 식사를 많이 했지만 이후 극심한 복통을 느끼며 고통을 느끼다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한의학에서는 게와 감은 둘 다 찬성질의 상극이라 해 꺼리는 음식으로, 특히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영조는 즉위 4년 후, 경종의 복수를 명분으로 내건 이인좌의 난을 겪었고, 이를 진압해 왕권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꽃게는 입맛 돋우는 음식으로 예로부터 유명했다. 꽃게 요리 중에서도 특히 '밥도둑'으로 유명한 간장꽃게장은 그 맛이 '예술'이라 불린다.
간장꽃게장 담그는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주재료는 꽃게 1kg 청양고추 2개 정도. 여기에다 △국간장 2컵 △간장 3컵 △물 7컵 △설탕‧물엿 1 큰술 △생강 △마늘 △대파 △소금 등으로 양념간장을 마련한다.
꽃게를 흐르는 물에 솔로 깨끗하게 씻고, 날카로운 부분은 가위로 잘라 손질한다. 그리고 양념간장 재료들을 냄비에 넣어 끓이다가 약한 불로 30분을 더 졸인다. 양념간장을 식힌 후 손질한 게와 청양고추를 넣는다.
이틀 후쯤 양념가장을 따로 꺼내 끓인 후 다시 게에 부어 이틀을 다시 숙성시키는 과정을 두 번 더 반복한다.
이렇게 만든 간장게장은 게와 간장을 따로 보관해 필요할 때 마다 꺼내 양념간장을 부어 먹으면, 기막힌 '밥도둑'이 된다.
송준 칼럼니스트 / 다음 라이프 칼럼 연재 / 저서 <오늘아, 백수를 부탁해>, <착한가게 매거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