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1등주의 삼성' 발목 잡는 '삼성생명'

김기식 의원 "이름값 못하는 삼성생명, 면밀히 조사할 것"

이지숙 기자 기자  2015.09.08 16:51:0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생명보험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삼성생명이 고객 민원관리에서는 '1등의 자세'를 보여주지 못해 세간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국정감사 시즌에 돌입해 매년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보험사 민원 문제도 또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여 '업계 1위' 삼성생명도 질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는 금융당국도 보험사기 근절, 보험민원 감축 등 금융개혁을 내세운 만큼 집중 감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민원 중 보험민원만 늘어… 삼성생명, 8년째 민원평가 2등급

최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접수된 금융민원은 3만6133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15.2% 감소했다. 그러나 이 중 보험 관련 민원은 2만2892건(63.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시에 유일하게 전년대비 민원이 110건 증가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2013년부터 꾸준히 민원 증가세다. 2013년 금감원에 접수된 삼성생명 민원은 2916건에서 2014년 3397건으로 16.5% 증가했으며 회사 규모에 따른 실질적인 민원발생 현황을 알 수 있는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도 15.8건에서 19.1건으로 20.9% 늘었다.

매년 금감원이 금융회사별 민원발생건수, 처리결과 및 회사규모를 고루 고려해 평가하는 민원발생평가등급에서도 삼성생명은 줄곧 2등급으로 분류돼 '업계 1위' 실적만큼의 고객만족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삼성생명은 2008년 민원발생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뒤로는 계속해서 2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2013년 교보생명과 농협생명은 민원발생평가에서 1등급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삼성생명과 함께 '빅3'로 불리는 교보생명, 한화생명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농협생명이 1등급을 받았다.

특히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은 2010년 4등급에서 지난해 1등급까지 올렸지만 삼성생명의 민원발생평가등급은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민원 성적도 썩 좋지 않은 상태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를 살피면 삼성생명은 1분기 1406건, 2분기 1586건의 민원이 발생해 1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보유계약 10만건 대비 민원건수도 1분기 7.90건에서 2분기 8.88건으로 12% 늘었으며 유형별로는 △지급 793건 △판매 350건 △기타 169건 △유지 94건 순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화생명은 2분기 10만건 대비 민원발생 건수가 8.20건으로 1분기 대비 20.40% 줄었으며 교보생명은 11.10건을 기록, 10만건 대비로는 삼성생명에 비해 높았지만 1분기 대비 2분기 4.70% 민원건수가 감소했다.

◆'초격차'와 거리 먼 삼성생명의 '그늘'

현재 삼성생명의 아쉬운 민원관리는 삼성그룹이 추구하는 1등 전략인 '초격차 전략'과도 어긋난다. 삼성그룹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글로벌 1등 전략'을 추구하며 2등과의 격차 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초격차 전략'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시대를 알리는 키워드이자 그룹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도 올해 초 경영 방침을 '질적 성장을 통한 회사 가치 극대화'로 정했지만 민원관리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금융당국이 하반기 금융개혁 화두로 보험사기 근절, 보험민원 감축 등 '금융개혁'을 강조한 만큼 이 부문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집중적인 감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보험 관련 분야를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지난 2012년 부터 줄기차게 보험사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기식 의원은 "보험사들에 대한 민원 및 민원 불수용 건수가 매년 증가하는 것은 보험사와 금융 당국의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 부족 현상이며, 고객과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금융 기반 자체를 흔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1등 보험사라는 삼성생명은 사실상 그 위상에 맞는 이름값도 못하는 보험사"라며 "매년 되풀이되는 답변으로 기본 계약 건수가 많아 민원 부분에서 피해를 본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며, 이와 관련해 금감원 등 금융 관계당국의 자료를 현재 분석 중"이라고 제언했다.

이런 와중에 김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보험사들의 행태를 사례 중심으로 요목조목 지적할 것이라고 밝혀 보험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은행계 생명보험사들은 방카상품을 위주로 팔아 민원 소지가 거의 없지만 기업계 생명보험사는 보장성보험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만큼 과거 상품은 약관 해석의 차이 등으로 민원 발생이 은행계보다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응대했다.

더불어 "최근에는 블랙컨슈머 등 수용하기 힘든 민원도 상당수라 민원해결율이 무조건 높다는 것이 좋다고만 볼 수도 없으며 업계도 산술적으로만 계산하는 민원발생등급에 대한 지적이 있다"고 말을 보탰다.

이와 함께 "회사 내부적으로는 소비자만족, 고객보호 등을 위해 관련 위원회를 만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