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조업 파견노동자의 불법파견과 파견 근로자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개선 방안을 위한 국회노동정책토론회가 열렸다.
8일 오전10시 국회 제8간담회실에서 부좌현, 심상정, 장하나 국회의원의 주최로 '제조업 파견노동 현황 및 해법 찾기' 주제의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장하나 국회의원을 비롯해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민주노총안산지부, 안산지역 파견근로자 등이 참석했으며 안산·시흥지역 파견노동 실태보고와 불법파견 해소를 위한 정책대안이 제시됐다.
장하나 의원은 "근로기준법 제9조는 중간착취를 금지하고 있다"며 "그런데 법률에 근거해서 일부 영역에서 합법적인 중간착취라는 형용모순적인 개념을 허용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파견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에 대한 불법파견 형태는 상황도 심각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실정으로, 불법이 일상이 돼버린 현실은 법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국회와 고용노동부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이번 토론회에 공개되는 파견근로자들의 생생한 현장증언을 오는 10일 열리는 국정감사에 제시하고 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 앞서 1부 순서인 안산·시흥지역 파견노동 실태보고에서는 손정순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이 현 실정을 들려줬다.
선 부소장은 "안산스마트허브 지역 내 대부분의 파견노동, 즉 '협력'으로 불리는 사내하청 노동, 용역, 유료직업소개소를 통한 일당제 노동 등, 사업체내 정규 직원 이외의 대부분 노동은 불법파견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이들 파견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초단기 파견의 만연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안고 있으며, 파견·소개업체 등 민간고용서비스 기관 영세성으로 그에 따른 경영상의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산업구조 및 노동시장 재편 전략 수립과 불법파견 근절을 위한 사회적 감시체계 구축, 공공직업소개소기능 강화, 지역노사협약을 통한 노사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반월·시화공단에 재직 중인 파견 노동자 3인이 '안산·시흥지역 불법파견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파견업체 6~7곳을 전전하며 파견근로자로 근무 중인 이모씨(30세·여)는 "제조업 노동자들은 고용형태가 불안하고 가장 임금이 낮고, 차별과 인격모독을 겪고 있다. 이들의 상당수는 감정장애를 가졌다"고 토로했다.
여기 더해 "가전제품 조립회사에 다닐 당시 해고를 당했다. 매일 아침 사용사의 휴게실에는 오늘 필요한 인원을 선별해 근무에 투입되곤 했다. 파견근로자는 캐비닛, 탈의실, 작업복 모두 지원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매일 사람들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서로의 이름을 물어볼 이유도 없으며 본사 직원 역시 우리를 '용역분'들이라고 불렸다는 가슴 아픈 회상도 전했다.
또 "내 동생 역시 제조 파견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다. 얼마 전 동생은 근무 중 아버지 존재와 같던 할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접했지만, 3일 이상 근무를 빠지면 자동해고가 된다고 해 할아버지의 발인조차 지키지 못하고 출근해야 했다"고 울분을 삭혔다.
계속해서 "다음 날 조회시간 관리자에게 제정신이냐는 말과 함께 엄청난 꾸중을 들어야 했으며, 부고를 의심해 사망진단서를 증거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해 공분이 일기도 했다.
사연을 얘기하던 이모씨는 "왜 우리는 이렇게 약한 걸까, 부당함에 익숙해져야 하는 걸까"라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사연 발표 후 2부 순서에서는 불법파견 해소를 위한 정책대안 토론회가 이어졌다. 토론회에서는 류하경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 김진숙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정책팀장, 김학수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 사무관이 발표자로 나섰다.
김진숙 정책팀장은 "제조업 불법파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차원의 법제도 정비와 더불어 문제의 진앙지인 안산·시흥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는 불법파견 해소의 모델로 상시적인 불법파견 감시신고센터 운영, 지역 맞춤형 공공 취업 서비스 확대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