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기자 기자 2015.09.07 15:31:07
[프라임경제] 테스코와 한국계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캐나다 연기금·캐나다 공적연금·테마섹 포함, 이하 MBK)은 홍콩에서 테스코(Tesco PLC)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1997년 삼성물산에서 대구 1호점으로 시작한 홈플러스가 1999년 영국 테스코에 경영권을 넘긴 이후 16년 만에 다시 한국 투자자 품에 안겼다.
홈플러스 인수 총 거래대금은 7조2000억원(미화 약 60억달러)으로 이 중 지분매입금액(equity value)은 5조8000억원(미화 49억달러)이다. 이는 아태지역에서 가장 큰 바이아웃(buyout) 거래며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단일 규모로 가장 큰 인수합병(M&A) 건이다.
홈플러스의 올 2월28일 회계연도 기준 총매출은 8조6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880억원에 이른다.
MBK 파트너스 컨소시엄은 홈플러스의 시장 선도적 지위와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향후 2년 동안 1조원에 이르는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MBK는 자산 9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로 2013년 웅진코웨이를 약 1조원에 인수한 후 환경가전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시장가치를 3조원 수준까지 높인 경험이 있다.
현재 홈플러스는 140개 대형마트, 375개 슈퍼마켓, 327개 편의점, 홈플러스 베이커리, 물류센터, 아카데미, 홈플러스 e파란재단 등으로 구성됐다.
테스코는 1999년 대규모 외화를 들여와 점포 2개로 대형마트 업계 12위였던 홈플러스를 3년 반 만에 업계 2위까지 키웠으며 연간 2만6000명 직접고용을 비롯해 상품공급 협력회사, 몰 임대업체, 보안 및 환경미화 등 용역회사, 건설회사 등 유관산업 고용창출에 기여해왔다.
영국 선진 물류∙유통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한국 유통산업 발전을 선도했으나 최근 과다한 부채 상환을 위해 홈플러스를 넘기게 됐다.
MBK는 임직원 전원을 고용승계해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를 적극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홈플러스는 국내기업으로 자기주도적인 경영혁신과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는 상황이다.
김광일 MBK 파트너스 대표는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업계의 선도기업으로 업계 최고 수익성을 실현하는 우량기업인 동시에 미래 성장 전망 역시 밝다"고 낙관했다.
이어 "MBK 파트너스는 코웨이, 네파, KT렌탈 등 소비재, 유통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기업가치를 증대한 경험을 위시해 홈플러스 직원들은 물론, 노동조합, 협력사, 고객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과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하도록 회사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이번 계약에 의해 바뀌는 것은 주주일 뿐 1900만 고객, 2000여 협력회사, 7000여 테넌트 임대매장, 2만6000명 임직원은 바뀌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진짜 홈플러스' 모습을 재창조하면서 고객과 사회를 위해 혁신과 도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