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동안 많은 찬사를 받아온 순천만 정원이 마침내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다.
'정원을 가꾸는 일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마지막 완성이 될 것'이라는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정원은 사람들의 로망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법률적으로 정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었고 학술적 영역의 연구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 개최 이후 순천만정원이 전국적으로 새로운 힐링 관광지로 부각되면서 꽃과 잔디와 숲, 그리고 쉼터가 멋지게 어우러진 정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순천만정원이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것은 순전히 순천만 덕분이다. 순천만은 세계적인 습지 보호구역에 지정돼 관람객이 연간 300만명까지 늘면서 자동차 매연과 소음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순천시민들의 삶을 책임진 단체장으로서 모종의 결단이 필요했다. '어떻게 해야 순천시민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대한민국에도 도움이 될까'를 전제 삼아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절대 보전공간인 순천만을 지키고자 순천만 입구를 순천만에서 5.2km 떨어진 전이공간의 박람회장으로 옮기자는 결정을 하게 됐다. 이것이 바로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다.
무려 6개월 개장이라는 최장기 박람회이자 대한민국에서는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던 정원을 소재 삼은 정원박람회에 440여만명의 관람객이 찾아오면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없었던 정원이라는 개념을 법률적으로 정립하게 된 계기가 만들어졌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성과였다.
정원의 운영 주체에 따라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 공동체정원으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국가정원으로 처음 지정되는 곳이 순천만정원이다. 이제 순천만정원도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제1호 정원으로 국민 누구나에게 기억될 것이다.
순천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더라면 이런 영광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순천만이 국가정원이 되면서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가정원이라는 브랜드 가치와 함께 드라마 촬영장 등 다양한 볼거리로 '내일로 여행'의 메카가 되면서 지역경제도 생기가 돌고 있다.
방학기간에는 게스트하우스, 식당 등은 젊은이들로 북적이면서 거리에도 활력이 넘치기 시작했다. 순천을 찾는 20-30대 젊은이들이 늘면서 청년 창업도 붐이 일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의 수학여행의 메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원 교과서 등재 추진 등에 따라 이제 청소년들에게 있어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정원에는 꼭 한 번은 가야 할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해 수학여행으로 우리 지역을 다녀간 청소년은 18만6796명(7월31일)이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20%가 증가한 27만9451명이 찾았다.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순천만 정원은 향후 정원을 가꾸고 보전하는 비용을 국비 지원받게 된다. 바야흐로 지방의 소도시에서 제1호 국가정원 보유도시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정원'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제1의 도시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순천만국가정원을 방문하기 위해 순천을 찾을 것이며 이는 시민 경제 활성화까지 이어지게 되고 대한민국 제1의 생태체험학습장으로 수학여행의 명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 더해 국가에서도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성장동력으로 여기는 조경과 화훼, 힐링 등 정원과 관련된 녹색 일자리를 만들고 새로운 형태의 지역경제 발전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순천만정원 국가정원 지정은 우리나라에서는 없었던 정원이라는 개념을 법률적으로 정립하는 계기를 만들어 정부의 법을 개정하기에 이르렀으며 우리나라 정원문화와 정원산업의 초석이 순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조그마한 정원 박람회 하나가 순천시민 전체, 나아가 국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경제 성장동력의 수단이 주로 굴뚝산업이었다면, 순천만정원 국가정원 지정은 생태, 문화, 정원이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박람회의 사후 활용 모델이 돼 전국 지자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효과 또한 클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박람회가 대부분 산업관련 박람회로 박람회 개최 후 활용도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이제 순천만정원 국가정원 지정이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조사한 최근 관광트렌드 분석과 전망을 보면, 갈수록 환경적 가치를 존중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과 함께 웰빙, 웰니스, 아웃도어 레저스포츠 여행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공감, 위안, 치유 등 힐링이 사회문화 코드로 부상하면서 힐링추구형 슬로우 트래블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시대정신은 자연과 생태, 환경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창조도시로 순천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자랑스러운 자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조충훈 순천시장 /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