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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엉터리 체육시설에 예산 줄줄

토지매입비 540억에 시설공사비 고작 37억…혈세 낭비 우려

김재현 칼럼니스트 기자  2015.09.07 09: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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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얼마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하루 종일 '천안야구장'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렸다. 동호인들과 학생들을 위해 2년 전 780억원을 들인 천안야구장 준공식 사진이 다시금 회자되면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것이다.

780억원을 들였다고 하기에는 너무 열악하고 '미완성'처럼 보이는 야구장의 사진과 관련, 각종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에 활동하는 네티즌들은 비리를 밝혀야 한다며 저마다 입을 모았다.

'돈 먹는 하마' 야구장, '비만 오면 논바닥으로 변하는' 야구장으로 유명한 이곳은 지난 2013년 11월 84개의 사회인야구단과 3000여명과 학생들을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천안시 동남구 삼룡동에 위치한 13만5432㎡의 허허벌판 야산을 깎아 만든 성인용 야구장4개와 리틀 야구장 1개가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간 이 야구장에는 관중석도 없이 사회인 야구인들이 더그아웃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과 간이화장실 정도만 설치됐다. 심지어 야구장 그라운드는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가 자라있고, 파울폴대는 파울라인과 맞지 않는 등 시설이 형편없는 수준이다.

생활체육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체육시설을 마련하고 관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자체는 관리, 조사, 효과 등 운영방법을 제대로 파악해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06년 평당 55만원 정도로 거래되던 이 토지가 4년 후에는 122만원으로 뛰었고 540억원의 토지보상금 가운데 210억원이 한 일가에 돌아간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렇게 이번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천안야구장 이슈는 시민단체의 참여로 수사에 들어가는 듯 했지만 이 지역 관련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의욕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흐지부지하게 막을 내렸다.

이런 예와 달리 자치단체의 예산이 적절히 사용된 예도 있다. 지난달 31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팀2002'(회장 김병지)의 23인의 기부를 위해 ㈜넥슨이 후원에 나섰다. 유소년 축구 발전과 생활체육인들 후원에 써달라며 안성시에 2억원을 기부한 것이다. 이 뜻깊은 기부에 안성 지역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과 황은성 안성시장까지 힘을 보태 시 예산을 편성, 안성체육공원 내 풋살돔구장 건립을 추진키로 했다.

큰 조직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생활체육인 및 체육 꿈나무들 돕기도 이목을 끌고 있다. 비스퀘어드(B2, Broken Bat)는 부러져 버려지는 야구방망이들을 목공예가를 통해 업사이클링시켜 펜홀더, 사진꽂이, 명함꽂이 등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만들어 마련한 수익금을 고교 야구부 발전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스포츠계를 발전시키고 미래 스포츠 꿈나무들을 위해 기부하는 문화가 이어지지만, 다른 한편에선 국민의 혈세를 눈속임이나 무관심으로 갈취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어 안타깝다.

보다 많은 생활체육인들과 체육 꿈나무들이 스포츠를 건강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지자체는 전문적 스포츠 정책과 마케팅에 각별히 공을 들이길 바란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국립 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 / 서울특별시사격연맹 회장 / 저서 <나는 이렇게 스포츠마케터가 되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