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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카카오화' 20년 IT 역사 일군 '다음' 이름 뒤안길

다음카카오, 합병 1년여만에 '카카오'로 사명 변경 추진

최민지 기자 기자  2015.09.02 16: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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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다음카카오' 사명에서 다음이 사라진다. 다음카카오는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임지훈 신임대표 선임과 함께 카카오로 사명 변경을 확정할 예정이다. 20년 IT 역사를 일궜던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 1년여만에 이름을 지우게 된 것이다.

1995년 2월 이재웅 창업자가 설립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네이버와 함께 국내 포털서비스 발전의 쌍끌이 역할을 했다. 다음은 1997년 국내 최초 무료 웹메일 '한메일넷'을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후 1999년 5월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카페' 2000년 포털서비스 다음을 잇달아 내놓으며 국내 대표 포털로 성장했다. 그러나, 검색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낸 네이버와의 경쟁각에서 밀리며 2인자 자리에 머물러야 했다. 이처럼 2위에 머물던 다음은 큰 결단을 내렸다.

국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라 불리는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와 손을 잡고 다음카카오로의 합병을 결정한 것이다. 지난해 10월1일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하며 다음카카오로 재탄생했다.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카카오가 상장사 다음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형태였다. 다음카카오 최대주주도 김범수 카카오(現 다음카카오) 의장으로 변경됐다.

다음카카오는 합병 이후 다음 서비스 폐지 수순에 나섰다. 다음뷰와 다음 키즈짱을 비롯해 다음 뮤직·다음캘린더·마이피플 등은 폐지 수순을 밟아야 했다. 이와는 반대로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카카오페이 등의 서비스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다음카카오 수장도 임지훈 신임대표로 변경된다. 기존에는 이석우 카카오 대표와 최세훈 다음 대표가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체제로 자리하고 있었다. 30대 젊은피의 임 신임대표는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이자 김범수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다음카카오 합병 이후 다음서비스 폐지 및 인력 이탈이 계속되며 양사 간 내부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사실상 카카오로 사명 변경은 다음의 카카오화를 위한 필연적 절차였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는 사명변경에 대해 합병 이후 진정한 통합과 모바일 정체성을 강화해 향후 기업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중심의 다음보다 모바일 중심으로 성장해온 카카오 쪽에 무게가 기운 것이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다음카카오의 사명변경 발표 후 페이스북을 통해 "즐거운 실험은 이제 일단락 지어지는 것 같다"며 "회사 이름은 소멸되지만 그 문화, 그 DNA 그리고 그 문화와 DNA를 갖고 있는 우리는 소멸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다음은 PC 포털·다음 앱 등 서비스 브랜드로 계속 유지할 방침이며 변경되는 사명에 따른 새로운 CI 디자인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