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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포유, 첫 항해부터 '지방벤처 육성' 야심, 배경은 新 자통법?

국내 최강 소싱능력 AVA엔젤투자 협력 이끌어 내 질주 배경 눈길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9.01 11: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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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AVA엔젤클럽·펀딩포유·씨케이인베스트먼트 3개 업체가 협력을 다짐, 이제 중소벤처 육성도 서로 강점을 가진 여러 부문의 전문가들이 합심해 일을 처리하는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이들은 8월31일 업무협약을 맺고 향후 전략적 동반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업체는 펀딩포유. 그간 중소벤처의 파트롱(가이드) 역할을 하는 전문가들이라면 사람들은 대개 엔젤투자(소싱업체)나 컨설팅 업체부터 떠올리게 마련이었다.

이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눈길을 받지 못했던 게 바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인데, 펀딩포유는 바로 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업체 발굴 등 소싱-크라우드 자금력 집결-컨설팅 간 시너지 효과 창출의 가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crowd)의 작은 힘을 모아 큰 자금을 구축하는 '티끌 모아 태산'의 신개념 금융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자금을 모아 달라는 당사자 혹은 그 내용을 잘 아는 중립적 전문가 집단의 요청에 대해 작은 성금을 십시일반 모아 지정된 용도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공식적 조직 및 운용하는 것 그리고 사업화하는 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역할이다.

다시 말하면 AVA엔젤클럽 같은 곳에서 유망한 중소벤처를 발굴해 이를 지목한다 해도 이런 자체적 검증 및 판단을 100%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역할은 이때 빛을 발한다. 전문적 검증도 검증이겠으나 일종의 '집단 지성'을 필터링 도구로 삼는 기본적 태생의 정신으로 한 차례 더 들여다보는 것. 즉 사람들이 널리 상식적으로 판단했을 때 '스토리텔링'이 제대로 안 된 곳이라면 펀딩포유 같은 회사의 눈에 들기 어렵다. 

결국 엔젤투자 전문사와 컨설팅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업체를 선별해 육성하는 데 필요한 현미경 렌즈 같은 역할을 펀딩포유에서 소화한다고 할 수 있다. 

이규진 펀딩포유 공동대표는 협약식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특히 우리 펀딩포유는 지역에 소재하는 업체로, 지역의 유망 중소벤처를 지원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나 이 업체가 3개사 연합군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이유다. 아직 그 자신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연초(2월)부터 준비 작업에 들어가 지난 6월에야 돛을 폈기 때문.

일천한 역사에도 사실상 첫 항해부터 이처럼 중앙정부부처나 시중은행에서도 호언장담하기 어려운 소재를 거론하는 데에는 상당한 업무수행역량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뒷받침된 것일 뿐더러 지역민방인 CJB방송이 설립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든든한 뒷배경을 갖고 있는 동시에 공익적 사명과 지역경제 살리기라는 역할론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 없다.

펀딩포유의 경우 새로운 선수로 이렇게 무대에 올라섰음에도 구성원들의 전문성이 마음을 움직여 AVA엔젤클럽 같은 유력 파트너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AVA엔젤클럽은 국내 10개 엔젤클럽의 연합체인 K엔젤스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바 있는 역량과 영향력을 갖춘 이 부문 최고의 권위자다.

지금 창조경제가 핵심 국정 화두로 거론되며, 전국 각지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립되고 있다. 결국 이런 작업의 초점은 중소기업 살리기, 그 중에서도 전통적 굴뚝 산업보다는 킬링 아이템을 갖춘 첨단 벤처 위주의 대한민국 차세대 먹거리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최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통법)이 최근 개정된 것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역할론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점도 펀딩포유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이번 개정을 '크라우드펀딩법'이라고까지 일부 언론에서 작명한 것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만 주목받는 등 일부 미흡한 점이 있긴 하나 유망한 중소벤처에 대한 투자 물꼬를 트겠다는 정부 생각의 윤곽을 확실히 드러낸 이유에서다.

향후 금융은 크라우드가 주도하는 방향에 맞춰 상당 부분 무게중심이 옮겨질 것으로 일부 식자층은 예측한다. 이런 주류에 더해 창조경제의 안착을 위해 중소벤처를 위해 마중물을 부어줄 전문성 있는 업체가 활동해야 한다는 국가적 의미를 부여하는 다소 무거운 기류가 한국적 크라우드펀딩을 둘러싼 특수성이다.

크라우드펀딩의 원천적 특질인 솔루션 마련의 뿌듯함, 그리고 십시일반격 도움과 집단 지성 검증을 통한 재미 양측면을 모두 잡아냄으로써 이런 무게감을 덜어낼 필요가 해당 영역 전문가들에게 주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펀딩포유는 지역의 벤처 지원에 눈을 기울이겠다는 점을 선언함으로써 자기 전담 구역만 마크하는 게 아니라 리베로 역할을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펀딩포유가 재미있는 벤처 발굴이라는 새 페이지를 쓸지, 이번 3개사 협력 선언이 성사됨으로써 관심이 한층 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