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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흠잡을 때 없는 '재규어 XE' 등장 "모두 차렷"

ASPC 포함 다양한 신기술 탑재…최상 주행성능 위해 차체 무게배분 50:50

노병우 기자 기자  2015.08.31 16: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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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중 살아있는 생명체에 가장 가까운 게 자동차'라는 말이 있다. 재규어 창립자 윌리엄 라이온스 경(Sir William Lyons)의 철학이다. 그리고 이런 철학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스포츠 세단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할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닌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 탄생했다. 바로 '재규어 XE'다.

재규어 XE(이하 XE)는 국내 프리미엄 준중형 세단시장에서 독일브랜드들의 대항마가 되고자 재규어가 사활을 걸고 선보인 야심작이다. 그만큼 XE는 브랜드 특유의 고급스러운 감성을 바탕으로 경쟁모델에 없는 강력한 무기를 탑재했다.

이에 경쟁사보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들어섰지만, 자신만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XE를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지난 26일 강원도 강릉 시마크 호텔에서 출발해 △알펜시아리조트 △구정휴게소 △하슬라아트월드를 거쳐 다시 시마크호텔로 돌아오는 178km를 시승했다. 

◆한눈에 봐도 재규어 '우아함·날렵함' 공존

전반적인 XE 외관은 상위 모델인 XF 및 XJ와 패밀리룩을 이루며, 날렵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내뿜는다. 여기에 보닛 부분이 길고 트렁크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롱노즈 숏데크(Long nose-Short deck)'의 전형적인 스포츠형 세단 디자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XE는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aluminium-intensive monocoque) 차체를 채택해 경량화와 높은 수준의 비틀림 강성, 안정성까지 모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XE 차체는 75% 이상이 알루미늄이며, 최상의 주행성능을 위해 차체 무게 배분은 50:50으로 설계됐다. 

전면은 브랜드 특유 메쉬타입 그릴을 바탕으로 단단한 모양의 보닛과 낮게 위치한 헤드램프, 존재감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J 블레이드(J-Blade) 주간 주행등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한눈에 XE가 재규어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디자인 요소다. 

선보다는 면을 강조함으로써 재규어의 우아함을 표현한 측면은 가파르게 경사진 윈드 스크린과 볼륨감을 통해 쿠페 스타일의 날렵함과 역동감을 더한다. 후면은 단순하지만 차분하면서도 무게감을 더한 디자인으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실내공간은 최고 수준의 안락함과 편안함을 제공한다. 랩어라운드 구성으로 디자인 된 실내는 더욱 풍성하고 넉넉한 느낌이며, 최고급 소재를 재규어 고유의 장인정신으로 정교하게 마감해 수준 높은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가장 럭셔리한 모델인 포트폴리오에는 고급 윈저(Windsor) 가죽이 사용됐으며, 파노라마 선루프는 전 모델에 기본 장착되는 등 탁월한 개방감과 쾌적함을 선사한다. 

또 8인치 고해상도 터치스크린은 새로운 그래픽 인터페이스와 빠른 반응속도로 스마트폰처럼 손쉽게 조작 가능하며 △내비게이션 △오디오 △온도조절 등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을 비롯해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과 보행자 접촉 감지 시스템 등 고급 사양도 충분하다.

◆D세그먼트 선봉장 역할 "손색 없네"

먼저 시승한 모델은 XE 2.0d. 재규어 랜드로버 최초 자체제작 엔진인 2.0L 인제니움 디젤엔진이 장착된 XE 2.0d는 최고출력 180마력과 최대토크 43.9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최고속도는 228km/h, 제로백은 7.8초다.

디젤 모델이기에 정숙성을 먼저 살폈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미세한 진동과 엔진음만 올라올 뿐 매우 고요했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으면 처음에는 조금은 답답한 느낌으로 반응하지만, 뒤에 오는 강력한 가속성능이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운전하는 동안에도 이어진 뛰어난 정숙성 덕분에 동승자와의 대화나 음악 감상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XE 2.0d는 강력한 토크 덕에 고속으로 경사진 도로를 올라갈 때도 전혀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와인딩 구간의 고속주행도 날카로운 핸들링과 부드럽고 민첩한 주행성능 등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언더스티어링 현상이 발생할 만한 상황인데도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 시스템이 차량을 잡아줬다. ASPC 시스템은 급격한 코너링 시 후륜에 자동으로 브레이킹을 걸어 차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주행하는 것을 돕는다. 

이어진 가솔린모델 시승에서는 디젤모델과는 상반된 매력을 느꼈다. 

가속페달에 대한 반응이 느렸던 디젤모델과 달리 가솔린모델은 반응도 무척 가볍고 경쾌했다. 

가솔린모델은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28.6kg·m을 발휘하는데 1750~4000rpm까지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전 영역에서 부족함 없는 고른 가속성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터보차저 엔진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엔진음과 날카로운 가속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와인딩 구간에서 안정적이었던 디젤모델과 달리 가솔린모델은 커브가 클 경우 약간의 롤링이 느껴졌다.  

두 모델 모두 브랜드 최초로 도입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AS)때문에 보다 날카로운 조향 감각을 맛볼 수 있었고, 알루미늄 차체로 인해 노면이 거친 상황이나 고속주행에서도 안정감이 돋보였다.

더욱이 급가속과 급제동, 초고속 주행 등의 다양한 환경에서도 XE는 아주 편안하게 무게 중심을 옮겨가며 주행환경에 적응하는 등 뛰어난 밸런스 감각을 자랑했다.   

브랜드 고유의 탁월한 감성과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곁들인 재규어 XE. 시장이 원하는 방향성에 맞춰 개발된 모델이기에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을 고려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충분히 만족할 수준의 매력을 갖췄다. 나아가 D세그먼트 시장을 이끌 선봉장 역할을 맡겨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