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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왜 LG유플러스 아닌 KT 선택했나?

실적 부진 속 홈 IoT 전략…LGU+보다 KT IPTV 경쟁력 우위

최민지 기자 기자  2015.08.27 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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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LG전자가 LG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보다 KT에 힘을 더 실어주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쟁구도 속에서 LG전자가 KT와 인터넷TV(IPTV) 기능이 내장된 PC를 선출시하겠다고 밝힌 것. LG전자는 왜 계열사인 LG유플러스가 아닌 KT의 손을 잡기로 결정했을까?

27일 KT는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LG전자·마이크로소프트·인텔과 기자설명회를 열고 올레tv의 IPTV 셋톱박스와 LG전자 일체형 PC를 결합한 '올레tv 올인원'을 오는 31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 전 LG유플러스 또한 올레tv 올인원과 하드웨어가 동일한 일체형 PCTV(IPTV+PC)를 내놓겠다고 알렸다.

두 회사가 동일한 제품 출시를 알린 상황에서 LG전자는 도리어 KT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날 이상윤 LG전자 B2B그룹장(전무)은 직접 KT의 올레tv 올인원 판매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반면 LG유플러스 등 타사와의 확대부분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는 미온적 반응을 나타냈다.

이는 LG전자가 홈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KT와 우선적으로 손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IoT시장에서까지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   

특히 스마트홈 게이트웨이 역할 수행까지 염두에 둔 IPTV 탑재 PC라는 점에서 콘텐츠·가입자 수 등 경쟁력 우위를 점한 KT와 함께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통신 3사 중 KT는 IPTV 1위 사업자로 꼽힌다. KT IPTV인 올레tv는 220여개 채널과 16만편의 주문형비디오(VoD)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 IPTV는 163개 채널과 12만편의 콘텐츠를 갖고 있다. 

가입자수 차이는 더욱 크다. KT는 IPTV 3사 중 가장 많은 가입자수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달 기준 가입자수는 630만명이다. 같은 기준으로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수는 K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15만명이다.

LG전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된 이번 PC는 IPTV가 지원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차별점이다. 초기 시장을 파악하고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서는 IPTV 1위 사업자와 협력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이번 제품은 단순히 IPTV를 볼 수 있는 PC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KT는 올레tv 올인원을 밖에서도 집 안의 가전제품 등을 컨트롤할 수 있는 IoT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LG전자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세부 계획도 전했다.

이와 관련, 이날 이필재 KT 미디어사업본부장은 "당초 IoT 서비스까지 같이 기획했었는데, 우선 PC부터 출시했다"며 "올레tv 올인원을 활용하면 PC 성능이 뒷받침돼 지금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IoT 서비스를 개발해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KT의 IoT 사업부와 LG전자가 협력해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고, 10월경 KT의 IoT 서비스 출시 때 대부분 같이 연동하는 부분을 찾고 있다"며 "스마트홈 게이트웨이 관련, 연내 서비스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2분기 TV 등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의 영업적자 및 줄어드는 PC시장 등을 감안했을 때 이번 제품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뿐 아니라 홈 IoT 시장까지 내다볼 수 있게 된다.
  
이날 이상윤 LG전자 전무는 "KT의 서비스와 LG전자의 기술력을 근간으로 향후 가정용 IoT 기반 스마트홈 게이트웨이 역할을 맡을 수 있게 IPTV가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