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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열차 시험운행 기관사 ‘이산가족’ 신장철씨

김훈기 기자 기자  2007.05.14 1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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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버지, 그토록 그리던 고향 땅 북녘 제가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겠습니다!”

분단 56년만의 남북 열차 시험운행 기관사에 ‘이산가족’인 신장철 씨(55·서울기관차승무사업소)가 선정되었다.

코레일은 17일 있을 역사적인 남북열차 시험운행을 위해 남측 경의선 구간(문산~개성) 기관사로 신장철 씨(55·서울기관차승무사업소)를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씨는 지난 1951년 6월 이후 56년 만에 재개되는 경의선 남북 열차 운행 최초 기관사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신씨는 “며칠 전 대전에서 올라오는 열차 안에서 연락을 받았다. 너무 기뻐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5월 시험운행을 앞두고 기관사로 선정됐던 신씨는 “당시에는 실망이 너무 컸다.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몰라 많이 낙담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코레일은 “신 씨가 기관사로 선정된 이유는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운전능력은 물론이고, 이산가족이라는 가족배경도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씨의 부친 신현우 씨(97년 작고)의 고향은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이다. 6.25 전쟁 때 피란 내려와 민통선에서 가까운 파주에 정착했고, 신 씨는 거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78년 결혼한 부인 허인애 씨(52)도 이산가족이다. 허 씨의 부친은 북한 장단이 고향.

신씨는 “함께 내려온 친지 분들이 생일 때마다 모여 고향 얘기를 나눴는데, 모두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면서 “이제 그 분들은 모두 돌아가셨지만, 제가 부모님을 대신해 고향 땅의 일부라도 밟게 돼 조금이나마 한을 풀어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공업고등학교 재학시절 경의선 열차로 통학한 신씨는 졸업 후 철도전문교육기관(철도전수부)을 거쳐 1971년 청량리기관차사무소 부기관사로 발령받았다.

1980년 기관사가 된 후 지난 1999년 100만km 무사고 운전 기록을 달성했고, 2000년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현재까지 무사고 운전기록은 128만km.

신씨는 “지난달 경의선 사전점검 운전(도라산~군사분계선)도 담당했는데, 다행히 아무 문제없이 잘 진행됐다”며 “군사분계선 근처에는 노루나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이번 시험운행 때는 한 치의 오차가 없도록 온 신경을 집중해 무사 운전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이번 시험운행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정기운행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경의선 시험운행에는 기관사인 신 씨 외에도 부기관사인 김재균 씨(46)와 검수원 이시명 씨(39), 여객전무 이창우 씨(50), 차장 이진아 씨(29)가 동행한다.

이번 경의선 시험운행 열차는 디젤전기기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