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40여년 전 길을 잃고 부모와 생이별한 지적장애 여성이 순천경찰의 도움으로 아버지를 만나게 됐다.
24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쯤 미국 교포 정모씨(71)가 경찰서에 찾아와 "40여년 전 잃어버린 딸을 찾고 싶다"며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딸 얼굴을 보고 싶다"고 울먹였다.
정씨는 지난 1974년 3월 쯤 집을 나간 8살 딸을 잃어버렸다. 이후 3년 동안 딸을 찾으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찾지 못했고, 1977년 미국 이민 전 사랑하는 딸의 사망신고를 하는 아픔까지 겪어야 했다.
미국 LA에서 사업을 하면서 잠시도 딸을 잊지 못하던 정씨는 지난 3월께 잠시 귀국했다. 순천의 여동생에 머물던 정씨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순천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정씨에게 실종아동 전문기관에 유전자를 등록시키면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권유해 유전자를 채취하고, 전문기관에 유사한 DNA 확인을 의뢰했다.
순천경찰은 이후 두 달 만에 실종아동 전문기관으로부터 가족으로 추정되는 유전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경찰은 미국에 있던 정씨에게 DNA 검체를 요구했고, 국제우편을 통해 머리카락과 손톱 등을 전달받아 다시 확인한 결과 음성 꽃동네에 있는 정모씨(49)와 유전자가 일치했다. 40여년 생이별을 겪어야 했던 정 씨 부녀는 내년 봄 다시 만날 예정이다.
허양선 순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안타까운 사연으로 헤어져 있던 가족을 찾아주게 돼 보람으로 생각한다"며 "실종자 등을 찾기 위해 매년 무연고자들의 유전자를 채취하는 만큼 실종 관련 궁금한 사항은 가까운 경찰서로 문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