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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충돌실험, 내수차별 의혹 불식 '승부수'

10억 투자해 역차별 논란 검증…" 오해 있다면 적극적 소통해 나갈 것"

노병우 기자 기자  2015.08.23 11: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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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로 맞은편에서 시속 56㎞ 속도로 달려오던 2대의 쏘나타 터보 차량이 정면충돌하자 '쾅'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희뿌연 연기가 피어올랐다.

현대차는 지난 22일 송도 도심 레이싱 서킷 인근에서 열린 쏘나타 30주년 기념 고객 초청 영화 시사회에 앞선 이벤트로 쏘나타 카 투 카 충돌테스트(Car to Car 충돌테스트)를 시연했다. 

이번 충돌테스트는 소비자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현대차 내수용과 수출용 안전성이 다르다'는 역차별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연구소 밖 공개충돌 실험은 세계 최초다. 

이에 대해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고객들과 소통을 직접적으로 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고, 이번 전면충돌을 시연하는데 10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됐다"며 "이번 행사가 사실 위험부담은 컸지만 진정성을 바탕으로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기획했을 때 무모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긴 했지만 계속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고객들의 인식을 바꿔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잘못한 게 있다면 즉시 인정하고 개선하려 노력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하나하나 적극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갈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대차는 차량 선택의 공정성을 위해 김필수 대림대 교수와 자동차 블로그 '마대빠더' 이대환 씨를 충돌테스트를 위한 차량선택권을 부여했다.

김 교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직접 방문해 버몬트에 위치한 현대차 대리점에서 몽고메리 앨라바마 공장에서 생산된 쏘나타를, 이대환 씨는 국내 충남 아산공장에서 생산한 쏘나타 차량을 출고사무소에서 직접 선택했다.

이번 테스트는 △운전석과 동승석에 남성 및 여성용 더미를 탑승시키고 △법규 시험속도인 시속 48km 보다 8km 빠른 시속 56km의 속도로 △생산 지역이 다른 동일 차종이 △무선 조정에 의해 △상호 정면 충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한국신차안전도평가(KNCAP) 정면 충돌테스트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충돌 대상이 콘크리트 고정벽이 아니라 동일 차종, 즉 카투카(Car to Car) 방식이라는 점만 다르다.

더미(Dummy)를 태운 채 맞은편에서 시속 56㎞로 달려 충돌한 쏘나타 2대는 충돌결과 운전자 머리 상해를 비롯해 △목 △흉부 △상부 다리 등 전 부문에서 같은 결과를 기록했다.

합산 속도 100㎞ 이상으로 부딪혀 차체 앞부분이 심하게 부서졌음에도 두 모델 모두 앞좌석 탑승자를 보호하는 A필러는 무너지지 않았으며, 앞문도 이상 없이 열렸다. 또 운전석 및 동승석 앞 에어백과 운전석 무릎 에어백도 이상 없이 전개됐다.

충돌 이후 전기 합선사고를 우려해 차량의 상태를 간단히 확인한 뒤 이번 테스트 결과에 대한 신뢰성 검증을 위해 이대환 씨와 김 교수가 직접 확인토록 했다.

김필수 교수는 "정면 충돌시 A필러가 뒤로 밀려나면 승객룸이 밀려나 운전자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국내산과 미국산 쏘나타 모두 승객룸이 밀리지 않았고 승객안전은 보호됐다"고 설명했다. 또 "운전석과 조수석 에어백, 운전자 무릎 에어백이 모두 정상 작동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대빠더'라는 블로그 닉네임을 쓰는 이대환 씨는 "현대차가 이런 테스트를 준비할 줄은 몰랐다"며 "그동안 갖고 있던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 앞서 내수·수출용 차에 대한 차별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81%가 수출용 차가 더 튼튼하리라고 답했으며, 현장에서 진행한 투표에서도 74%가 수출용 차가 더 안전하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