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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 접촉 나선 北 황병서·김양건은 누구?

김정은 위원장 최측근 실세이자 '이너써클 멤버'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8.22 21: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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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2일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 북 측 대표로 나선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이날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인해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의 전쟁의 위기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에서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황 총정치국장과 김 노동당 비서를 내세워 남북 대결국면을 대화로 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두 사람은 모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측근 실세이자, '이너써클 멤버'로 꼽힌다. 황 총정치국장은 '북한 군부의 1인자'로, 김 노동당 비서는 '대남정책의 1인자'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수행했다.

◆황병서, 김정은 생모 고영희 시절부터 후계 작업 도와
 
황 총정치국장은 북한군을 이끄는 군부 서열 1위로 김정은 체제 들어 최고의 실세로 부상했다. 사실상 김정은 체제의 '황태자'인 셈이다.

김 노동당 비서와 함께 황 총정치국장이 판문점 고위 당국자 접촉에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의 뜻에 따라 어느 정도 재량권을 가지고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뒤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황 총정치국장은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로 열어가자"는 김 위원장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북한 권력서열 2위인 황 총정치국장은 현재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핵심 직책을 맡아 김정은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다.

권력과 정책 결정의 핵심기관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는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과 황 총정치국장, 그리고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3명 뿐이다. 

황 총정치국장은 특히 오래 전부터 김 위원장과 알고 지내온 완벽한 '김정은의 사람'으로, 누구보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인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의 생모 고형희가 생전에 그를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한 작업을 추진할 때 손발을 맞춰온 인물로, 당시 인연으로 김정은 체제에서 승승장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황 총정치국장은 김정일 체제에서 군 총정치국의 말단 장교로 출발해 노동당의 핵심인 조직지도부에서 군을 관장하는 과장, 부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김정은 체제 들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이어 지난해 4월 다시 군복을 입고 총정치국장에 오르며 김 위원장의 군 장악을 곁에서 도왔다.

◆김양건, 북한 최고 ‘대남통’…김정일 체제부터 외교정책 총괄
 
김 노동당 비서는 대남정책뿐 아니라 대중국, 대일본 외교 등 대외정책까지 관장하는 김 위원장의 '외교 브레인'이다. 그는 김정일 체제부터 북한의 대남 및 외교정책 전반을 관장해왔다.

노동당 국제부의 말단 관료로 시작한 김 노동당 비서는 국제부장, 통일전선부장을 거쳐 대남 담당 비서로 승진을 거듭했다. 특히 이날 남북 고위 당국자 판문점 접촉에 앞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날 북한 매체들은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소식을 보도하면서 김 노동당 비서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 소개했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은 노동당의 노선과 정책, 주요 인사 등을 결정하는 권력 기구로, 김정은·김영남·황병서 등 3명이 맡고 있는 상무위원에 이어 위원, 후보위원 순으로 서열이 구성된다.

김 노동당 비서가 당 정치국 위원에 오른 시점은 지난 2월 당 정치국 확대회의로 추정된다. 당시 회의 이후 북한 매체에서 김 노동당 비서의 서열이 같은 정치국 위원인 오수용 노동당 경제담당 비서보다 앞서 호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노동당 비서는 앞서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현재 북한에서 노동당 정치국 위원은 최룡해·최태복·강석주·김기남 노동당 비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이다.

김 노동당 비서는 특히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 측 주역으로, 당시 북 측에서 회담에 유일하게 배석해 김정일 위원장을 단독 보좌했다.

지난 2007년 11월에는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의 초청으로 남한을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2009년 8월에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 조문을 위한 북 측 사절단 일원으로 남한을 방문한 바 있다. 

김 노동당 비서는 지난 2010년 9월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에 전격 기용되면서 북한 내부 최고의 '대남통'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알렸다. 그는 김정은 체제에 이어 김정은 정권에서도 대남정책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