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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맹희 명예회장 발인…이재현 회장 영안실 두 차례 찾아

감염 우려로 빈소 못 지켰지만 아버지 마지막 길 함께해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8.20 09: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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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일 오전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발인이 진행된 가운데 이재현 회장이 두 차례 영안실을 찾아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우려로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이하지는 못했지만 장자로서의 도리를 다하고자 한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아버지의 시신이 운구된 지난 17일 오후 8시5분경 입관식 후반부에 참석한 데 이어 발인 전인 19일 오후 11시30분경 다시 한 번 시신 영안실을 찾아 아버지와 영원한 작별 인사를 나눴다.

CJ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이 지난 17일 입관식 때 휠체어에 의지한 채 환자복과 마스크 차림으로 내려와 17분가량 머무셨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진을 대동했고, 당시 영안실에는 부인 김희재 여사와 아들 등 직계가족이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의 입관식에는 이인희 한솔 고문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홍라희 삼성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가 친인척들도 함께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들이 떠난 뒤 직계가족만 남은 상태에서 들어와 서로 마주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 봉인하기 전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던 이 회장은 관이 닫히는 순간 참았던 눈물을 흘리면서 크게 오열했고, 17분 뒤 입관실을 빠져나와 암병동 입원실로 향했다. 이후 발인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11시30분경 또다시 장례식장 지하 1층에 위치한 영안실을 찾았다. 발인식에 앞서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이 회장은 아버지의 관을 수차례 쓰다듬으며 눈물을 삼켰고, 이날 역시 부인과 아들 등 직계가족만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신부전증으로 지난 2013년 8월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 회장은 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한 면역억제 치료와 감염관리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 말초 신경 및 근육이 위축되는 유전병 '샤르콧-마리-투스'의 악화까지 겹쳐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이 명예회장의 빈소가 서울대학교병원에 마련된 것은 아버지를 국내에 모시지 못한 것을 항상 안타까워했던 이 회장의 의사를 존중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암으로 투병해오다 지난 8월14일 향년 84세에 별세한 이 명예회장은 자신의 회고록 '묻어둔 이야기' 곳곳에서 아들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했다. 

그는 "내가 보수적인 사람이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대할 때 마음이 늘 푸근한 것은 딸보다는 아들, 그 중에서도 맏아들"이라며 "'누구의 아들'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일생을 살아본 나는, 재현이가 '누구의 맏손자'라는 이름으로 일생을 살아가게 된다는 점에서 애비로서 늘 가슴이 아팠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