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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해외진출, 법인 확대보다 '인수전략' 주효

현지은행 인수…영업망 구축 위한 시간·비용 줄일 수 있어

이윤형 기자 기자  2015.08.19 19: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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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국내 은행들이 영업망을 갖춘 현지은행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현지법인 방식으로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 발생하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지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진출 전략을 변경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은행들은 이전에 해외 영업사무소를 기반으로 영업점을 세워 현지법인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가 현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해 주요 고객도 우리나라 기업의 지사나 내국인이 소유한 현지기업으로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작은 시장에서 국내은행들의 과열경쟁만 발생되고 정작 해외수익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실제로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은행들의 전체 영업수익에서 해외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기존 해외진출 방식에 이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자 국내 은행들은 해외에 진출할 때 현지은행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현지은행을 인수할 경우 영업망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센트라타마내셔널뱅크(CNB) 지분 75%에 대해 인수계약을 맺었다. 현재 신한은행은 CNB인수 이후 PMI(합병 후 조직관리)작업을 위한 전담팀을 파견해 놓은 상태다.

신한은행은 4월에도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 40%를 인수했으며, BME 지분 50%를 추가 인수하는 계획을 짜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분 추가 인수가 끝난 뒤 내년 센트라타마내셔널뱅크와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를 합병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필리핀에서는 지점 출점을 추진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은행이나 리스사 등 해외 금융사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아예 인수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서 은행 지분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진출이 늦은 상황에서 해외지점 확대보다는 현지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외에도 베트남과 중국, 캄보디아 등에 대해서도 진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홍콩에 진출한 증권에 은행 복합점포를 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과 우리은행 현지법인의 통합은행을 공식 출범시켰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2년 소다라은행 지분 33%를 사들인 뒤 두 은행의 통합을 추진해온 결과 현재 119개의 현지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에서 마이크로 파이낸싱 업체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으며 필리핀의 제2금융권 업체 인수 작업을 진행 중으로 추가 점포 구축을 통해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에서 영업망을 보유한 현지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은행이 해외진출 시 현지은행을 인수할 경우 기존에 있던 점포를 확보해 현지 고객 위주의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다"며 "영업망을 처음부터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