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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그랜저 잡으러 온 '베스트셀링' 임팔라

웅장한 스타일…스포츠카 못지않는 질주본능 일품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8.18 15: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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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글로벌 준대형 세단 쉐보레 임팔라가 드디어 한국시장에 상륙했다. 그동안 해당 세그먼트에서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던 한국GM이 임팔라를 꺼내들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기세다. 특히 최근 국내브랜드의 수입산 차량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적지 않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과연 쉐보레 임팔라가 이런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직접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Chevrolet)가 플래그십 세단 쉐보레 임팔라(Impala)를 출시하면서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을 선언했다.
 
임팔라는 풀사이즈 대형 세단의 웅장한 스타일과 동급 최고 성능의 파워트레인이 뿜어내는 파워풀한 주행성능, 전방위 첨단 기술의 360° 세이프티 시스템으로 무장한 쉐보레 제품 라인업 최상급 모델이다. 지난 1958년 1세대 모델 출시 이래 10세대에 걸친 혁신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1600만대의 누적 판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물론 국내에서는 '그랜저'라는 독보적인 1인자가 자리 잡고 있어 해당 시장 공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이지만, 사전계약 10일 만에 2000대 계약을 돌파하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과연 글로벌 베스트 셀링 임팔라가 국내 시장에서도 판매 저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시승차량은 최고트림인 '3.6L LTZ' 모델로, 코스는 여수공항을 출발해 △남해고속도로 △사천대교 △삼천포대교 등을 거쳐 사우스케이프에 도착하는 총 100㎞에 달하는 거리다.

◆'대형 세단의 존재감' 역동적 외관에 품격 갖춘 실내
 
임팔라는 직선 위주의 강인하고 자신감 있는 첫인상으로 세련되면서도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특히 준대형차 급을 뛰어넘는 차체 사이즈도 과히 압도적. 임팔라 차체는 △전장 5110mm △전폭 1855mm △전고 1495mm이며, 휠베이스는 2835mm에 달한다.

경쟁 모델 그랜저(전장 4920·전고 1860)와 비교해 더 길고 높은 것은 물론,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 역시 10mm 길어 동급 모델 중 가장 큰 몸집과 여유로운 실내를 자랑한다.

여기에 웅장한 차체는 HID 헤드램프를 바탕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전면부와의 함께 어울리며 역동적인 인상을 구현했다. 또 대담한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최대 20인치 고품격 알로이 휠은 '대형 세단의 존재감'을 완성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후면부의 경우 다소 작은 크기의 테일램프와 상대적으로 높은 전고 때문인지 다소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 없으며, 테일램프가 최근 보편화된 LED가 아닌 일반 램프로 제작됐다. 그나마 크롬으로 마감된 듀얼 머플러가 둥근 형태가 아닌 5각형으로 디자인되면서 독특함이 느껴졌다.

또 국내에선 주황색이 일반적인 후미등도 빨강으로 점등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주황색 후미등이 필수였던 예전 한국 도로교통 법규와 달리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현재 미국산 차량 대다수가 빨간 후미등이 장착됐으며,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뒷차)운전자들이 인식하는데 긴 시간을 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한편, 쉐보레 특유 '듀얼-콕핏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실내 공간은 '모하비 투톤'으로 고급스러움을 극대화 시켰고, 인체 공학에 기반한 프리미엄 시트도 탑승객에게 안락한 공간을 제공한다.

센터페시아에서는 시크릿박스와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이 임팔라의 가치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와 대시보드 일부분 뒤쪽으로 열리는 시크릿 박스에는 지갑과 같은 작은 사물을 보관하기 용이하다. 국내 최초 액티브 쿨링 기능이 탑재된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은 스마트폰 충전시 윗부분에서 바람이 나와 과열도 방지한다.

뒷좌석의 경우 중간 좌석 암레스트를 올리면 3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될 정도로 넉넉한 편이며, 무릎 공간도 신장 180cm 성인 남성이 앉아도 충분했다. 동급 최대 적재 공간(535L)을 자랑하는 트렁크는 4개 골프백을 실을 수 있으며, 2열로는 최대 6개까지 가능하다.

◆파워풀 엔진과 부드러운 변속기…낮은 연비 '해결과제'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디젤차에서 맛볼 수 없는 가솔린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핸들링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다.

시승모델인 '3.6L LTZ' 모델은 캐딜락 XTS에 적용된 3.6L 직분사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309마력에 최대토크 36.5kg·m 등의 힘을 발휘하며, 하이드라 매틱 6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6.8초 만에 도달한다. 다만 공인연비는 높은 엔진 배기량과 공차중량(1730kg) 탓인지 9.2km/L에 불과했다.

3.6L V6 엔진은 여수공항을 출발한 시내구간에선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숙하고 안락한 주행감각을 자랑했다. 3중 실링 도어와 5.0mm 이중 접한 차음 유리를 사용하는 등 실내 소음과 진동에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서 노면상태가 고르지 못한 도로에서도 정숙함을 잃지 않았다.

본격적인 고속 주행을 위해 남해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에 밟자 임팔라는 숨겨둔 질주본능을 그대로 드러냈다. 3.6L V6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속력은 고급 스포츠카에 결코 뒤지지 않았으며, 운전하는 재미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다.

여기에 제동성능도 합격점. 고속도로 곳곳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트럭들로 인해 100km/h 이상 고속 주행의 급제동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감속이 이뤄졌다. 특히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전방 레이더로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알아서 속도를 올리고 줄여줬다.

뿐만 아니라 임팔라는 미국 현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도 이목을 끌고 있다.

물론 단순한 가격만으로 높은 판매를 이끌어내기 부족한 몇 가지 단점도 가지고 있다. 우선 기존 쉐보레 차량과 마찬가지로 기어 변속이 기어봉 위 버튼으로 수동 변속이 가능해 변속 방식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또 한국GM 서비스센터를 이용하겠지만, 100% 미국산 차량인 만큼 A/S 부품 가격도 만만치 않고, 이에 따른 보험료도 높게 책정될 전망이다. 다만 내년부터 한미 FTA로 인한 관세 인하 혜택도 고려할 사안이다.

과연 임팔라가 잠재적 단점을 이겨내고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적지 않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임팔라의 국내 판매 가격은 △2.5L LT 3409만원 △2.5L LTZ 3851만원 △3.6L LTZ 419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