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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명물 '월등복숭아' 재배지에 웬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1일 55톤 처리 규모 건립 계획…지역 주민 강력 반발

지정운 기자 기자  2015.08.13 18: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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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청정 과수 재배지역 인근에 대규모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유)순천씨엔알은 전남 순천시 월등면 농선리 411번 외 2필지 7248㎡ 터에 하루 처리량 55톤 규모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건립 계획을 세우고 지난 2013년 8월 순천시에 건축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은 순천시와 전라남도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건립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대해왔다.

이후 순천시와 전남도로부터 연거푸 건축 허가 신청이 불허된 (유)순천씨엔알은 이듬해인 2014년 4월, 순천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1, 2심에서 승소했다. 순천시는 현재 이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업체와 순천시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건립 반대에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등·황전면 이장단을 비롯한 양 지역 주민자치위원회, 새마을협의회, 부녀회장협의회 등 주민대표 40여명은 지난 7월 초 '순천시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 반대추진위원회(위원장 박금재·이하 반대추진위)'를 결성한 데 이어 오는 19일 오전 10시 황전면 괴목 삼거리에서 주민집회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박금재 반대추진위원장은 "월등면은 순천시의 대표 특산물인 복숭아와 매실, 감이 재배되는 청정 과수 농업지역"이라며 "이곳에 여수, 광양, 순천의 음식쓰레기가 모이고 혐오시설인 음식물 처리장이 들어서는 것은 결국 과수농업에 의존하는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 아무리 최신 기법을 갖춘 처리장이 설치된다고 해도 음식물 쓰레기의 이동과정에서 발생하는 파리, 모기 등의 해충과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침출수와 악취, 식수와 농업용수 오염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음식물 처리장이 들어오면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떠나야 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유)순천씨엔알 측은 "우리 처리장은 오폐수가 전혀 나오지 않는 공법을 채택해 악취 발생도 거의 없다"며 안정적인 운영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현재도 경기도 이천에서 처리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처리시설 견학을 제안했지만 아무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체 측은 덧붙여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은 시나 관청 등에서 오히려 장려해야 할 업종"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건축허가가 신청됐고 행정소송 1, 2심에서 승소한 만큼 대법원에서 승소하면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