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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걸어서 하늘까지?' 아파트 택배차량 출입금지

박지영 기자 기자  2015.08.12 15: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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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주 온라인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죠. 바로 아파트 내 택배차량 출입을 두고 해당 단지와 택배기사 간 갈등이 빚어진 사태인데요.

울산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차량 진입을 막은 채 "걸어서 배송하라"고 통보하자 주요 택배회사 기사들이 "반송조치하겠다"며 맞불을 놓은 것입니다.

자칫 해프닝으로 끝날 뻔한 이 사연은 택배기사들이 만든 반송사유 전단지가 한 인터넷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가면서 전국으로 일파만파 확산됐습니다. 문제의 전단지를 살펴볼까요.

"해당 배송지 아파트는 택배차량 진입금지로 모든 택배사들이 배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걸어서 배송하라는 아파트 측 입장에 저희들도 해결방법이 없어 반송조치합니다. CJ대한통운·한진택배·현대택배·로젠택배로 도착하는 상품은 전량 반송조치됩니다. 영업에 손실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택배기사는 노예가 아닙니다. 정당하게 차량진입해서 배송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 저희 택배사들 생각입니다. 물건 보내신 사장님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전단지 안에는 택배기사들의 답답한 심경이 고스란히 녹아있는데요.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택배차량 출입을 금한 아파트 단지는 또 있다고 합니다. 단지 내 안전을 이유로 지상주차장을 둔 단지가 점차 줄면서 택배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곳이 부쩍 늘었다고 하네요.

물론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높이 제한이 있어 차량 출입에 애를 먹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택배기사들은 그동안 어떻게 물건을 배송했을까요. 몇몇 기사들 말을 종합하면 단지 밖 인근에 차를 세워두고 손수레나 카트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무효율은 떨어지고, 운송시간은 늘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차량 불법주차로 과태료를 물거나, 물품을 도난당해 난감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합니다. 곧 '시간이 돈'인 택배기사 입장에선 울화통이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는 거죠. 

택배회사 입장도 난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일부 택배사들은 외부차량 진입제한을 특정시간대만 해제해 출입하는 방안과 단지 밖 무인택배함 설치·운영, 일반 택배차량보다 낮은 저상탑차를 이용해 지하주차장에서 배송하는 것 등을 구상 중이라는데요. 이 또한 입주민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입주민과 택배기사,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절충점을 하루빨리 찾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