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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업체들 LCD TV 지배력 강화도 잠시…위안화 절하 영향은?

잘 나가던 글로벌 시장 상황 속 프리미엄 경쟁 격화될 듯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8.12 15: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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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세계 TV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 한국 가전업체들 역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시장지배력에서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성적표가 나왔지만, 겉으로는 기품 있고 우아하게만 보이는 백조가 수면 아래서 끊임없이 물갈퀴질을 해야 하듯 계속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변동성 국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LCD TV 출하량은 4825만대로 1분기(5157만대) 대비 6.4%나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메이커들의 시장 장악 능력은 상당히 고무적인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과 중국 브랜드들이 고투하는 와중에도 삼성전자의 출하량 점유율은 1분기 20.4%에서 2분기 21.8%로 1.4%포인트 상승하며 1위를 확고히 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2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시장 침체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점유율도 총체적 난국 속에서 1분기 14.5%에서 2분기 14.7%로 오히려 0.2%포인트 올라갔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TV 수요가 감소하고 나날이 각국 업체들의 글로벌시장 지분 싸움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LCD를 발전시킨 개념인 UHD TV의 고급화에 국내 메이커들의 시선이 모인다. 국내업체들은 기술력을 내세워 중국기업들의 진출로 경쟁이 가열되는 글로벌시장 상황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같은 우리 업체들의 움직임은 일본 소니가 출하량을 늘리는 대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는 행보를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제는 중국이다. 근래 디스플레이서치에서 내놓은 통계를 보면, 중국이 시장 과열의 중심에 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 기업들의 자국 내 시장점유율은 77%로 바로 전 분기 대비로도 5%포인트 오른 것이다.

더욱이 중국 하이센스가 최근 일본 샤프의 멕시코 TV 공장 인수에 나서는 등 확장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1분기 하이센스가 중국 TV 시장 점유율 17.4%로 당당히 1위를 차지하지만 아직 세계 시장에서는 삼성이나 LG, 소니 대비 점유율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 및 소비자 신뢰도 상에서 약세를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본격적인 공세를 하이센스처럼 펼치는 경우 한국 업체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

이런 한편 '환율전쟁'이라는 새 국면 역시 TV 각축전에서의 지형도 변화를 가져올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어 시선이 집중된다. 중국 당국이 택한 위안화 평가 절하는 자국 수출 업체들의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해 단행된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물론 이번 단행 조치 하나만 놓고 보면 당장 큰 변곡점이 되기 어렵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위안화 실질 가치는 2007년 말 이후 44%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국면에서 미달러화 대비 가치를 1.86% 정도 내린다고 해서 바로 그간 누적돼온 여러 문제가 일거에 해소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막바로 개선되는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움직임은 중국 당국이 수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미국과의 무역 분쟁 등을 모두 감수하고서라도 부양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흉중의 의지도 읽어낼 수 있는 조치다. 따라서 향후 추가적인 가치 절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없을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한 TV와 스마트폰 등의 수출 환경이 악화에 가까운 변화 국면에 내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는 더 이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확장을 TV 전략의 핵심으로 띄우면서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식의 신흥국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던 처지가 아님을 방증한다. 

저가 공세를 한층 더 가열차게 펼칠 중국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하게 될 수 있다. 결국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줘 국내업체들은 가격으로 맞서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한국 업체들의 수출 환경은 불리한 지경을 맞딱뜨릴 것으로 보여 돌파구 묘수 마련에 대한 절박함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