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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10시대 삐걱…추락한 IT강국 자존심 회복할 방안은

靑 지시에도 액티브엑스 대응 미봉책 "골든타임 놓칠라" 우려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8.11 14: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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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말 새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10을 발매한 가운데 윈도10을 업데이트한 이용자들이 곤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미 일각에서 우려됐던 사안이지만 현재 상황은 그간 상정돼온 불편의 규모를 훨씬 넘어선다.

특히 이번 문제가 우리 IT 발전 양상이 기술의 갈라파고스화(독자적으로 글로벌 표준과 다른 발전 양상을 보이거나 엉뚱한 기술에 집착하는 현상)에서 방향타를 돌려 탈출할 마지막 비상구라는 지적도 나온다.

윈도10은 익스플로러시대 종식의 신호탄으로 분석되고 있다. 윈도10은 완전히 새로운 웹브라우저인 엣지를 주축으로 한다는 구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문제는 엣지의 경우 국내 사이트가 많이 사용해온 액티브엑스와 같은 플러그인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는 우리나라 IT가 각종 보안프로그램 등을 액티브엑스 위주로 구축하면서 시스템을 쌓아온 상황에서 충돌이 불가피한 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보안프로그램 등을 쓰기도 어렵다는 문제를 윈도10 사용자들이 호소할 수밖에 없다.

물론 윈도10은 예전 기술과 호환성을 띤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11을 함께 제공한다. 엣지 대신 이쪽을 돌리면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액티브엑스는 한때 각광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후 발전에서 도태돼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현재 평가받는 기술이다. 결제 과정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단점도 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10여년전부터 이를 권장하지 않았고 글로벌 기준으로는 이미 극복된 기술이다.

또 익스플로러11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결국 엣지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중은 분명하기 때문에 잠시 시간적 여유를 얻은 것일 뿐 대응을 빨리 하지 않으면 더욱 가파른 '기술절벽'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해석도 있다.

이미 액티브엑스 위주의 인터넷 생태계가 조성된 우리 상황이 앞으로 글로벌 표준과 부딪히는 경욷가 더욱 늘 것이라는 얘기다. 즉 향후에는 이 같은 갈라파고스화된 생태계를 고집할 경우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들을 수용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는 일본이 각종 기술 문제에서 자국산 제품 위주의 폐쇄적 상황을 구축하는 것과 흡사한 미래를 우리가 안고갈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다만 일본이 자국 기술력에 만족하는 방식으로 여러 갈래의 ICT 영역에서 갈라파고스화를 이룩하는 것은 수출에서의 우위 선점이 가능한 상황과 내수 인구가 충분하다는 시장 규모의 상대적 크기 때문에 아주 큰 문제는 없다.

아울러 일본의 갈라파고스화는 주로 기기 관련 문제다. 반대로 우리의 액티브엑스 문제는 전반적 생태계 문제라는 근원적 차이가 있다. 더욱이 우리가 기술적 만족을 하는 상황도 아니고, 각종 관련 기술의 해외 소통에도 을의 입장에서 큰 문제 요인이 될 장벽이라는 점이 더욱 여실하다는 점이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천송이 코트' 문제를 거론하면서 외국인이 우리나라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없는 장벽으로 이런 문제가 있다고 거론하는 등 개혁을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2015년 3월 행정자치부가 전국의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한 결과 액티브엑스를 제거한 기관은 66.2%에 그쳤다.

특히 이달 들어 발표된 국회 입법조사처의 '2015 국정감사 정책자료'는 이 이슈의 명확함을 더한다. 

자료는 "미래부의 액티브엑스 개선방안은 사실상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사, 구글사의 액티브엑스 퇴출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면서도 문제의 해결에 본원적 역동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정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뒤늦은 정부 대응의 원인과 향후 개선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는 청와대 지시에 대해 액티브엑스 대신 실행파일(exe)을 통해 우회적으로 방화벽을 설치하는 방식의 대안을 내놓는 '눈 가리고 아웅'격의 대응이 나와선 곤란하다. 이에 범정부적 융합 거버넌스 구축으로 이 문제를 대응해야 한다는 해법론이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