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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 하반기 먹거리 감소세 지속… 비은행 '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업 ROE 한자리 수 추락 '고령화·저금리 영향 커'

김병호 기자 기자  2015.08.10 17: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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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배현기)는 10일 '2015년 하반기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비은행 부문 실적 개선에도 은행 부문 수익성 부진이 이어져 금융산업의 하강 국면 탈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연구소가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자료를 토대 삼아 제조업체 총매출이익과 비견될 수 있는 각 업권별 순수익(net revenue)을 분석한 결과, 저성장과 저금리에 따라 금융산업 전체 순수익이 감소세에 들어서 당분간 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가장 뚜렷한 실적 개선추세를 이어가는 업권으로는 증권을 꼽았으며, 생명보험과 카드업도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은행업 실적은 여전히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금리인하 비롯 은행 NIM 하락 지속… 먹거리 감소세

연구소는 금융업권 순수익 총합이 지난 2005년 48조원에서 2011년 75조원을 기록, 연평균 7.7%씩 성장했지만, 지난해는 70조1000억원의 순수익을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이는 금융업권 전체 먹거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과 마찬가지다. 지난 2005년 전체 순수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던 은행 비중이 지난해 40% 아래로 급전직하했고, 그 빈자리에 생명보험업이 들어섰다. 이러한 상황은 고령화, 저금리와 함께 세제혜택 등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연구소 관계자는 "위기 이전 두 자리 수를 기록하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모든 업권에 걸쳐 한 자리 수로 전락했다"며 "마진율 방어를 위한 금융업계 노력은 지속될 테지만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런 기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대출의 경우 부동산 규제 완화와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따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하는 등 핵심이익 증가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아울러 수수료 수익원의 신규 발굴이 쉽게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해 수수료수익에 대한 전망도 어둡게 봤다. 특히 계좌이동제 시행, 외국환업무 규제 완화,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등 영업 행로는 더욱 험난해질 것이라 전망되는 상황이다.

연구소는 고령화와 저금리 환경에서 향후 크게 확대될 자산관리시장을 은행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하고 있다.

손준범 수석연구원은 "점증하는 자산관리 니즈에 대해 금융권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려면 은행에도 투자일임업 등을 허용해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은행에게는 새로운 수수료 기반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은행比, 비은행 부문 하반기 '실적 양호' 예상

현재 금융투자업(증권업)의 경우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시장과 개인의 활발한 참여로 인해 주식거래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이 흐름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저금리로 촉발된 중수익, 중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 확대 수요가 ELS 등에 집중되는 가운데 증권사 수수료수익이 개선되는 등 하반기 상승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성학 수석연구원은 "높아진 보유채권 규모로 인해 금리변화에 따라 이익 변동성은 커질 위험이 있다"며 "증가 일로의 자산관리 수요 충족을 위해 감독당국이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 규제에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하반기 자산운용시장에서 나타나는 기관화 현상, 분산투자에 따른 대체투자 펀드 약진과 투자일임 증가 현상 등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 더해 하나금융경제연구소는 생명보험업의 경우 저축성보험의 수수료체계 개편에 따라 저축성보험의 판매에 애로가 있을 것으로 점쳤다. 

그러면서 자본 규제 강화에 따라 자본비율이 악화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지만, 신(新) 종신보험으로 대표되는 보장성 복합상품을 위시해 수입보험료의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대출 축소로 어려움을 겪는 카드산업은 카드사용에 있어 확대될 여력이 있고 저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감소가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 풀이했다. 할부금융 및 리스 산업 전망은 설비투자의 정체에도 자동차금융시장이 커짐에 따라 외형 확대가 지속될 것라는 견해다.

하지만 타 업권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용수익률에는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연구소는 정책 제언을 통해 IFRS II의 조기시행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주목하며 시행시기를 늦출 것을 주문하며, 퇴직연금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DC형으로 전환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