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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미국식 벤처 정신에 '공감' 얹어 세상을 홀리다

'곧 망할 사람들'과 함께한 무료 컨설팅…현실성 있는 조언 정평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8.06 21: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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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개인 커피숍의 장점이 뭐죠. 바로 내 마음대로 뭐든지 다 해볼 수 있다는 거죠. 다시 말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달리 가게에 적합한 새로운 도전은 다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 예로 용산에 커피 가게가 있는데, 이 지역의 특징이 뭔가요. '전자제품의 메카'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커피숍에 들어오면 아이패드 모양으로 테이블이 있고, 전광판은 LED로 반짝반짝 거리면 어떨까요. 전자제품 매장처럼 유리로 진열장을 시원하게 만들고… 그렇게 해서 실제로 '대박'을 친 가게가 있습니다."

무료 컨설팅만 3000여회를 진행하면서 마케팅 관련 영역에서 명성을 얻은 최영호 강사의 이런 실전 감각 넘치는 컨설팅 사례를 들어보면 가게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현실적 도움이 될 것만 같다. 그는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탰다.

"그럼 이제 이 커피숍은 '세게' 하고 바로 팔고 빠져야죠."

색다른 것, 남다른 것을 창조해 이익이 극대화되더라도, 그 순간 이미 낡은 것이 된다. 이후 또다른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하는데 보통 사람들은 여기서 안주하게 된다. 정착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윤이 극대화되는 순간 미련 없이 팔고,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라는 것이 최 강사의 조언이다.

우리나라나 일본 기업들은 창업한 기업을 오래 끌고 가면서 규모를 키운다. 다른 분야에 진출한다 해도 자기 본래 몸통에서 가지를 뻗는 문어발 확장이 보통이다. 이런 선단식 경영, 위험 분산형으로 탁월한 사업 수완을 발휘한다면 재벌이 되겠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고만고만한 선에서 정체된다.

이런 패턴과 달리 미국식 벤처 기업인들은 대체로 사업을 키워, 회사 값어치가 최대가 된 시점에 주식을 팔고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돈으로 다른 사업을 하는 등 다시 출발점에 선다.

표면적으로 가장 크게 와 닿는 최 강사의 강의 포인트는 이런 미국식 벤처 마인드 같은 감각이다. 여기에 패션마케팅을 전공자로서의 미적  감각과 2008년 이후 강의 현장에서 쌓아온 현실적 감각을 가미, 현실성 있는 조언으로 정평이 나있다.   

아울러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남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정신으로 한 차원 더 높은 지식 전달을 하고자 노력하는 모습도 그의 경영 감각에 빛을 더한다. 강사로 나선 초기부터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주최 프레지교육', '롯데닷컴 어드민교육', '대한항공회의소 주최 웹분석&마케팅교육' 등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많은 이들이 그가 굵직한 강의를 일찍부터 꿰차고 또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데 경탄한다. 하지만 폭발저 인기를 끌고 있는 그의 강의 뒤에는 A와 B, C 등 이슈별로 나뉜, 좁은 시장에만 머무르던 선배 강사들과 달리 시대의 틀을 깨고 최 강사만의 A+B, B+C 또는 A+C 식으로 지식의 교직물을 짜내 남몰래 새로운 융합의 옷감을 만들던 청년 최영호가 있었다.

"독자적인 색깔을 만들라"고 늘 강조하는 그의 말에 귀를 뺏기게 되는 이유다. 감각으로 점철된 강의 세계 이면에서 그는 컨설팅 요청을 듣고 상담을 하거나 강의를 진행하는 과정, 혹은 강의 후 질문을 받는 단계에서 '공감'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진 게 없어도 일어서는 마음가짐이면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조언한다.

최 강사가 자신의 재능 중 상당 부분을 나눔에 활용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무료강의 1000회가량, 무료 컨설팅 약 3000회를 진행해오면서 자신은 단칸방에서 신혼 살림을 시작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시간을 보냈다. 장인의 오랜 투병 생활 등 여러 곡절을 겪을 때는 "지금 형편에 이러는 게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교통사고로 차가 대파되는 상황에서도 다친 데 없이 살아남은 기적은 흔들리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 신념의 원천이다. 그는 사고 후 베푸는 삶, 남을 기쁘게 하는 생활을 하자고 결심했다. 지금 최 강사는 그 결심을 한 자신에게 신의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넌 왜 망할 사람, 망한 사람들만 만나고 다니냐?"며 '재능의 낭비'라고 혀를 차는 주변 강사들도 있었다. 실제로 그의 강의를 듣는 많은 사람들은 기(氣)가 죽어 있는 경우도 많았다.

최 강사는 그때마다 "고생하다 성공해야 이야기가 더 멋있어지지 않겠느냐?"며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줬다. 하지만 언제나 요구조건을 붙였다. "어려움이 있어도 시련을 극복하고 일어나겠다는 생각을 당신이 가져야 한다"는 것. 이 때문인지 한 번 강의가 인연으로 맺어져 교류를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저는 빌 게이츠든 스티브 잡스든 그 사람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그의 장점이 있는 부분, 스킬만을 배우고 다른 점은 배우지 않도록 조언합니다. 만약 제가 그런 사람에게 배워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면, 아예 장점도 배우지 않을 겁니다. 기술이든 기법이든 결국 철학이 배어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는 "가정을 잘 꾸려야 뭐든 다른 일도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정직하게 잘 살려고 노력한다면 누구든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낯간지러운 이야기지만, 장인어른은 그런 저의 태도 때문에 딸과의 결혼을 허락해 주셨고 지금도 저를 존경하는 손님처럼 대해 주십니다."

최 강사의 신념과 철학적 배경이 번득이는 경영감각 광택 아래 버티고 있는 셈이다. 퇴계 이황은 훗날 '심경표제' 등 굵직한 저술을 남긴 제자 이함형이 부인을 소박놓으려 하자 정신이 온전치 못한 자신의 부인 이야기를 적은 편지를 써 보내 만류했다고 한다. 그와 이황의 삶의 대하는 자세가 겹쳐져 보인다.

최 강사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고(Story), 공감하는 사람이 승부에 강하며(Empathy), 시련에 강하게 맞서 탄력있게 튀어 오르라(Resilience)고 조언한다. 이 같은 그의 조언 패턴에는 성공 외에도 인간적 매력을 더할 수 있다. 그는 여기 보내 성취는 사람을 행동하게 한다(Achievement)고 강조한다.  

공교롭게도 포털 네띠앙을 이끌었던 벤처 사업가 출신 전하진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SERA'식 인재상과 맞물려 더욱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