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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KCON, CJ E&M 땀·눈물에 ICT 더하니 '금상첨화'

문화전도사 역할 중소기업 해외 동반진출 노력 결실 케이스로 연구가치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8.03 18: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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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반떼 4만대 수출과 동일한 경제 파급효과를 문화의 힘으로 유발하는 행사가 있다.

매년 치러지는 한류 행사인 이 잔치는 기획과 진행에 공을 들인 대기업 혼자 그 과실을 따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들을 대동하고 함께 가는 특징이 있다. 문화와 산업의 융합인 동시에, 중소기업 해외진출 촉진에 대기업이 힘을 보태는 상생의 살아있는 사례다. 바로 KCON(이하 케이콘) 이야기다.

CJ그룹은 제일제당 모태의 대기업집단이나 여러 영역으로 확장, 현재 대한민국 문화산업에서 가장 권위 있는 경제주체까지 성장했으며 이에 따라 '문화는 CJ가 가장 잘 하는 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런 자부심을 통해 한류 콘텐츠 확산과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야심찬 기획을 진행하는 것이 바로 한류 컨벤션 케이콘이다.

이번에 4회째를 맞으면서 자리를 완전히 잡은 케이콘은 특히 콘서트와 박람회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연계한다는 점에서 산업계 내부에서도 진행하기 까다로운 플랫폼을 택했다는 우려와 질투 섞인 시선을 함께 받아왔다. 1회에는 1만명 수준에 그친 관람객 때문에 일각에서는 성급한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6개 중소기업을 참여시키고 4만4000명 관객 동원력을 과시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데 성공했고, 올해는 8만5000명 참관에 55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얻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대의 베스트셀링 카인 아반떼를 4만대 수출한 것과 같은 효과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운 규모다.

신형관 CJ E&M 상무는 "케이콘이 지난해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며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플랫폼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꾸준한 발전 노력을 경주할 것임을 다짐했다.

이 같은 한류 대표주자이자 중소기업과의 상생 모델로 눈길을 끌면서 안착한 데에는 과감한 투자의 단행이라는 결단력, 그리고 ICT(정보통신기술)과의 접목이라는 양대 노림수가 주효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는 일본 도쿄와 미국 LA·뉴욕이라는 삼각편대를 구성해 본격적인 비상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과거 LA에서만 진행됐지만 한류의 꾸준한 주요 소비처이자 근래 일각의 혐한 기류로 한류 진흥에 새로운 모멘텀을 공급해야 할 필요가 높은 일본을 노크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 헐리우드 문화를 상징하는 곳이자 대규모 소비시장인 LA를 계속 베이스 캠프로 삼는 동시에 미국 동부의 중심이자 경제적 수도인 뉴욕을 새롭게 무대로 포함시키는 결정이었다.

그룹 최고수뇌부가 부재 중인 가운데서도 이런 결단을 내린 점은 문화강국으로의 도약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겠다는 그룹 전반의 사고관의 방증이다. 또 총수 일가 개개인의 희비와 달리 한류와 중소기업과의 협력이라는 사회적 기여는 지속되고 계속 확대돼야 한다는 인식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류는 문화 영역만의 이슈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키워드로 확장됐으며 일부가 그 수확물을 점유하는 대상에서 중소기업으로까지 과실을 나눠주는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는 CJ의 철학도 함께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공재인 한류를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하는 대기업집단으로 기능하는 선택을 4회째 되풀이하고 더욱 확장판으로 갱신함으로써 큰 재벌을 넘어서서 존경받는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갈구를 표출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런 3개 메트로에서의 다발적 공세에 세계인들이 호응하는 결과가 나와 눈길을 모은다.

아울러 지난해 드디어 적자를 면하고, 올해 더욱 좋은 성적표를 받게 된 배경에는 케이콘2014에 'e스포츠'가 새롭게 추가돼 더욱 풍성한 한류 콘텐츠를 선보이게 된 점, 한발 더 나아가 ICT를 결합했다는 것도 의미를 다질 만한 일이다. 

단지 K팝의 인기라는 에너지를 중심으로 삼던 형태에서 음악 외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시사점을 던지는 행사로 외국인들 뇌리에 각인되면서 케이콘의 브랜드 가치는 이제 더욱 고품격화됐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창조경제의 주무부처격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번 LA의 케이콘에 10여개 디지털 콘텐츠 관련 중소기업을 모아 'K-ICT 드림존'이라는 별도 부스를 마련하는 등 CJ측 노력에 대한 적극적 응원과 협력에 나선 것이 눈길을 끈다.

더욱이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LA를 직접 방문해 한류와 ICT를 결합한 한국형 문화 플랫폼의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던 것도 힘을 실어 준 대표적 징표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친구들과의 대화나 SNS 활동을 통한 전파력이 뛰어난 10~20대 소비자들에게 케이콘이 갖는 긍정적 이미지를 감안하면 앞으로 유발될 간접적 효과는 CJ 측 추산 경제적 파급효과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차적으로 K팝을 통한 관심을 먼저 유발하고, 이를 다시 한국의 뷰티산업 등 중소기업에 대한 호기심으로 유도하며, ICT강국인 한국의 면모를 선보이는 식의 다각화 양상을 띠면서 케이콘 자체 수익성이 확대됐다는 결과만 봐도 그렇다.

이 행사를 앞으로 더 소중하게 가꿀 필요가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케이콘은 이제 집객효과가 큰 콘서트를 매개 삼아 한류 콘텐츠와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제품을 체험하는 컨벤션을 융합시킨 유기적 모델 이상의 종합 브랜드로 이미 성장했다.

무엇보다 향후 어떤 타입으로 가지를 쳐 나갈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