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가 지난해 10월30일자로 자동차 등록대수 2000만대를 돌파했다는 국토교통부의 발표를 접한 바 있다. 자동차 등록제도 원년인 1945년 당시에 7000여대에 불과했던 자동차 등록대수가 눈부신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증가에 힘입어 70여년 만에 무려 2700배 증가한 2000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가 늘어난 만큼 소방차 출동여건은 날로 악화돼 왔다. 촌각을 다투는 화재초기에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화재진압의 많은 어려움과 구급차의 출동이 늦어져 심정지 환자 등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처치 및 병원이송 지연 탓에 소중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 현실.
요즘에는 주차전쟁이라고 할 만큼 주차난이 심각하며, 여전히 얌체 운전자들이 존재하는 도로에서 소방차량은 가야 할 길을 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택밀집지역에서 조금만 걸으면 넓은 주차공간에 주차를 할 수 있음에도 그저 귀찮음에 집 가까이 좁은 길에 불법주차하는 사람들로 인해 소방차가 지나갈 길은 사라져간다.
우리가 주차를 할 때 우리 집에 불이 날 경우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는 소방출동로가 될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했으면 한다. 주차장이 된 도로 위에서 갈 길을 헤매는 소방차가 주차장의 차주의 집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러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늘도 소방대원들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양보하지 않는 차량들과 도로에 주·정차된 차량들을 피해 힘겨운 싸움을 한다. 소방차는 절대로 이유 없이 사이렌을 취명하지 않으며 사이렌을 울리며 운행하는 경우는 무조건 긴급한 출동을 하는 경우라는 사실을 운전자가 꼭 인지했으면 좋겠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소방차 통로확보’에 앞장서고 소방차가 도로에서 사이렌을 울려 도움을 요청할 때, 작은 배려로 양보하는만큼 이웃의 아픔과 불행은 줄어들 것이다.
시민 모두가 소방통로 확보, 소방차량 길터주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긴급차량 통행 시 좌·우측으로 피양·차선양보, 협소한 도로에 양면 주·정차금지, 소방차량의 통행에 장애가 되는 좌판 등 설치행위 금지, 아파트 단지 내 소방차 전용주차선 설치 및 주차금지, 소방용수시설 주변 5m 이내 주·정차 금지 등으로 소방통로 확보를 도와주길 바란다. 그것이 내 가족과 이웃의 소중한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다.
부산항만소방서 방호담당 소방경 강승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