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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장자의 난, 결국 '신동주 라인vs 신동빈 라인' 귀결?

"편중된 한쪽 힘, NO?" 장남에 힘 싣는 장녀·친족, 외로운 사투 차남

전지현 기자 기자  2015.07.29 1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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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일본롯데 이사직 해임으로 신동주 '장자의 난'이 단 하루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날 신 전 부회장의 움직임에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과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이 동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신동주 라인'과 '신동빈 라인'에 대한 힘의 논리가 구체화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94세에 접어든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며 '2세들의 영역 각축전' 움직임이 빨라진 것으로도 관측되는 상황이다.

◆신영자·신동인, 그들은 누구?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촌인 신병호 전 롯데칠성음료 고문의 장남이다. 신 회장이 가난한 어린 시절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던 백부 신진걸씨의 손자며 1968년 롯데제과에 신입사원 입사, 1975년 롯데건설 기획실장을 지낸 뒤 1992년 그룹 기조실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 내부에서도 신입사원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온 업무능력을 인정받으며 신 총괄회장을 측근에서 보좌했고 이전 불거진 정치자금과 관련해 직접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그룹 대소사를 책임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2005년 신 총괄회장이 직계자녀 체제 강화에 나서며 신동빈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주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던 중 실질적 경영에서 멀어졌다.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등의 대표이사를 지냈던 신동인씨는 현재 프로야구단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을 맡고 있다. 롯데제과 대표이사, 롯데쇼핑 대표이사, 호텔롯데 국제정책담당 사장 등을 맡았으나 지난 2005년 각각 롯데제과, 롯데쇼핑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며 현재는 구단주 대행 직함만 가졌다.

지난 2008년 4월 동생 신동립 전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까지 1년여 만에 주력에서 밀리며 롯데그룹 내 최고경영자 자리에 있는 직계를 제외한 신 회장 친족이 모두 물러난 바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첫째 부인 노순화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장녀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은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하며 경영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9년 롯데백화점 출범 당시부터 1980년대 롯데백화점이 명성을 떨칠 때 영업이사를 맡으며 일선 영업을 이끌었다.

상품본부장과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08년부터 총괄사장을 역임, 롯데백화점 도약의 결정적 역할을 할 정도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두 동생들에 밀렸다.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을 맡은 후부터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사회공헌활동에 매진하는 와중이지만 장학재단을 통해 그룹 계열사 지분을 쥐고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친족들과의 소송 전쟁, 친족 믿지 않는 그룹 성향

이 같은 인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친족들을 별로 신임하지 않은 것에서 기인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롯데그룹은 국내 다른 재벌에 비해 친족세력이 약하다. 친족으로 현재 임원 반열에 오른 인물은 신격호의 장녀인 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두 아들인 신동주 씨 동빈 형제, 막내 딸 신유미 고문 정도로 가족에 한정됐었다.

총 5명 동생이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은 선호씨만 제외하고 철호, 춘호, 준호, 정희씨와 모두 법정 다툼을 했던 과거가 있다. 재산분쟁으로 1966년 둘째 철호씨, 1973년 춘호(현재 농심그룹 회장)에 이어 1996년 막내 동생 준호씨와도 법정 소송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신준호씨는 1967년 롯데제과가 설립되면서 기획실장을 맡은 이래 한국 롯데 초창기부터 30여년간 그룹 실세로 활약했던 인물임에도 재산 분할 관련 법정소송 이후 롯데그룹 부회장직에서 그룹 계열사인 롯데햄우유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이어 신준호 부회장은 여러 계열사 법정 이사직과 롯데자이언츠 구단주직 등에서 차례로 해임됐다.

◆경영권 분쟁은 언제부터 시작되나

신동주 전 부회장을 위시한 '장자의 난'은 하루천하로 끝났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선만큼 이들의 지분을 합세해 신동빈 회장을 공격할 경우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

신영자 이사장은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쇼핑(0.74%) △롯데제과(2.52%) △롯데칠성음료(2.66%) △롯데푸드(1.09%) △롯데정보통신(3.51%) △롯데건설(0.14%) △롯데알미늄(0.12%) △롯데카드(0.17%) △롯데캐피탈(0.53%)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롯데쇼핑(13.45%), 롯데제과(3.95%), 롯데칠성음료(2.83%), 롯데정보통신(3.99%), 롯데닷컴(1.3%) 등을 보유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롯데쇼핑(13.46%), 롯데제과(5.34%), 롯데칠성음료(5.71%), 롯데정보통신(7.5%), 롯데닷컴(2.35%) 등을 가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분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렇지만 신 이사장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형제 간 지분구도에 충분한 변화를 줄 수 있는 구도다. 이 중에서도 롯데그룹 지분의 정점에 선 광윤사가 있다. 롯데그룹 지주회사격인 일본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따라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유한 광윤사 지분(우호지분 포함)을 누구에게 넘길 것이냐가 경영권 이양에 가장 큰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7.65% 손에 쥔 가운데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인 호텔롯데 지분 19%를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광윤사는 호텔롯데(5.4%), 롯데알미늄(22.84%), 롯데캐피탈(1.92%) 지분도 보유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광윤사 지분은 각각 29%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