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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버디로 돌아보는 '동행'의 의미

최민지 기자 기자  2015.07.28 11: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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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름 휴가철을 맞아 색다른 물놀이를 경험하려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이에 웨이크보드·서핑·수상스키를 즐기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죠. 

다양한 수상레저가 각광받는 가운데 스쿠버다이빙 또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스쿠버다이빙은 수심 깊은 곳까지 내려가 바다 생태계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레저 활동입니다.

무거운 장비를 착용한 후 조금씩 수면 밑으로 내려가면 어느새 무게는 가벼워지고 본인의 호흡 소리만 들리는 적막함이 펼쳐집니다. 이후 물 밖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경관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물고기 떼들의 향연을 비롯해 산호의 아름다움도 가까이 볼 수 있죠. 

이러한 매력을 가진 스쿠버다이빙은 호흡과 귀의 압력 조절만 제대로 한다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이뤄지는 활동인 만큼 위험성은 언제나 갖고 있죠. 

이에 스쿠버다이빙은 '버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스쿠버다이빙은 절대 혼자 즐기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두 명씩 짝을 지어 활동하게 되는데요. 이를 친구라는 뜻의 버디라고 일컫습니다. 

버디는 물속에 들어가기 전 서로의 장비 상태를 확인해주고 바다 속에서도 상대 위치 및 상황을 수신호 등을 활용해 수시로 살핍니다. 다시 말해, 위급 상황 때 나의 생명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죠.

일례로 몇 년 전 스쿠버다이빙을 접한 지 일주일이 갓 넘었을 때, 물속에서 산소가 거의 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잔여 산소량을 보여주는 눈금이 0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더욱 다급해져 호흡은 오히려 가빠졌죠. 수면 위로 당장 올라가기에는 시간도 촉박했고 더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즉각 버디에게 사인을 보냈죠. 버디는 자신의 보조 호흡기를 제게 건넸고 즉시 안정감을 찾게 됐습니다. 산소를 공유하며 스쿠버다이빙을 마저 즐기고 안전하게 물 위로 올라올 수 있었죠. 

버디가 중요한 이유는 바다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다이버라도 사고는 순식간에 닥칠 수 있습니다.

이 때 버디의 도움을 받고, 나 또한 상대방이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새로운 세상을 체험한 것을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로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알려줄 수도 있죠. 

이렇게 서로의 안전을 지켜주면서 함께 바닷속을 나아가는 버디의 역할은 스쿠버다이빙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수많은 버디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장동료와 학교 선후배 등 이름만 달리한 버디들은 삶 곳곳에 있습니다.

가끔은 경쟁을 내려놓고 '버디'라는 이름 안에서 함께 가는 법을 배우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함께 갈 때 좀 더 멀리, 그리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