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의결권을 모아 스스로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뭉친 소액주주들이 기업가치 제고와 기업경영에 대한 대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해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단순 문제제기는 물론 주주총회, 소송을 통해 주가 하락에 따른 경영진의 책임을 묻고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행동주의 투자'에 돌입한 것.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주주이익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행보도 본격화되고 있다.
먼저 코스닥상장사 비츠로시스(054220) 소액주주는 임시주주총회(이하 임시주총) 소집 공문을 이사회에 제출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주총 안건은 △경영진 교체 및 감사 선임 △회계장부 열람을 통한 대주주와 이사회의 책임 여부 확인 △손실보전 목적의 무상증자 및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등이다.
특히 이들은 경영 실무자에게 직접 내용증명까지 발송하며 적극적으로 대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소액주주 대표가 위임받은 주식은 316만주(8%) 정도로 알려졌다.
이 회사 소액주주는 "사측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 했으나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며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임시주총을 열고 경영권 분쟁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 전략은 경영진 교체 추진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사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 수 있는 파트너를 물색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토비스(051360)의 소액주주들은 인천에 위치한 본사를 찾아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게 적정주가 회복 및 경영정상화, 기업가치 제고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단 기간 내 회사측에서 주주보호와 주가부양 방안에 대해 가시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임시주총을 통해 집단행동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들은 '토비스 소액주주 모임' 카페를 개설하고 16일 기준 주식 201만주(12.02%)를 모았다. 이는 대주주 지분 11.99%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는 "적대적 인수합병을 위한 기업인수군 및 사모펀드 등 인수자를 물색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인수적격 대상이 있을 경우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성창기업지주(000180)의 소액주주들도 회사 측에 △조재민 대표이사와 우인석 사내이사 해임 △소액주주 측 후보를 이사로 선임 △1주 당 10만원에 보통주 5% 유상소각 등을 요구하며 주주가치 극대화에 나섰다. 대주주 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회사 가치보다 현저히 낮다는 판단에서다.
성창기업지주는 지난 2002년 부산시 기장군 땅 305만㎡(시가 1600억 추산)를 공개매각 절차도 없이 감정평가 가격인 245억원에 오너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일광개발에 헐값으로 매각해 논란이 일었다.
또, 2002년 일광개발 주식 1만8000주를 주당 2700원대에 자녀들에게 넘겼으나 2013년 120배가 넘는 주당 32만8583원에 재매수하자 배임 논란도 불거졌다.
아울러 보루네오가구(004740) 소액주주(박성진씨 등 8명)는 인천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임시주총을 통해 보루네오 이사 7명 전원과 한기영 감사를 해임하고 신규 10명의 사내외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보루네오가구는 이들이 신청한 주주총회소집건을 인천지방법원이 허가했다고 21일 공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과 시장에서 소액주주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이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은 소액주주들의 참여는 주주권리 강화와 기업 감시기능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도 "단순 주가 하락을 이유로 경영권을 위협하거나 법적싸움으로 이어질 경우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