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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우리밀 메카' 광주 광산구 헛발질… 왜?

김성태 기자 기자  2015.07.22 17: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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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밀 메카'로 주목받는 광주 광산구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광산구 식품위생과는 우리밀협동조합(조합장 천익출)이 홈페이지 헤드라인에 게재한 홍보문구를 '허위표시 등의 금지위반'으로 문제 삼으며 영업정지 15일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광산구가 주장하는 허위표시는 '우리밀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됐다'와 '우리밀은 면역기능을 강화하고, 노화작용을 억제시킵니다' 등으로 확인됐습니다. 광산구는 이 문구들이 식품위생법 제13조 허위표시 등의 금지를 위반했다고 주장합니다.

관련법을 보니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광고' 등을 금지하고 있네요.

그런데, 정말 우리밀협동조합의 홍보문구가 허위광고인지는 의문입니다. 일단 이 문구에는 우리 밀이 의약품으로 작용한다는 말이 없고, 특정 병명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지식백과에 식이섬유가 함유된 식물들을 검색해봤습니다. 그 결과 밀에는 식이섬유가 포함됐네요.

네이버 지식백과 설명을 옮겨보면 '여러 식이섬유 중 현재까지 과학적 근거가 확보돼 인정된 식이섬유들은 △구아검 △글루코만난 △귀리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대두 △목이버섯 △밀 △보리 △옥수수겨 △아라비아검과,

△이눌린 △차전자피 △폴리덱스트로스 △호로파종자 등이며, 이들 식이섬유의 종류와 기능성내용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추가될 것'이라고 적시돼 있습니다.

또, 네이버 지식백과 검색창에 '식이섬유의 기능'을 넣어봤습니다. 결과는 성인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나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적시문을 옮겨보면 '식이섬유의 생리적 기능성에는 변비, 치질, 대장암, 충수염 등의 예방에 효과적이며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의 순환기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혈당치의 상승이 억제돼 당뇨병에도 좋으며 비만 방지 효과도 있다' 등입니다.

또, 인터넷을 검색하니 우리 밀 제품이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는 홍보문구들이 봇물을 이룹니다.

광산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헌법소원을 거쳐서라도 네이버에 영업정지 15일을 부과해야겠죠. 더불어, 비슷한 홍보문구를 내건 베이커리와 식품 제조사 등도 고발해야 합니다. 광산구 식품위생과의 업무 폭증이 우려되네요.

문제는 광산구 식품위생과가 왜 이런 무리수를 뒀느냐는 것인데요. 설마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식품위생과의 이상한 행동과는 별개로 광산구는 '우리밀산업 메카'로 성장한 상황입니다. 특히, 광산구는 민형배 구청장 취임 이후 우리밀 산업의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 중·장기 계획을 수립,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민 구청장의 '우리밀 사랑'은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죠. 민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우리 밀을 '전략사업'으로 지정하고 '우리밀특화팀'도 신설하면서 이 사업은 더욱 더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재선에 성공한 민 청장은 민선6기 출범식을 광산우리밀축제, 투게더광산 나눔페스티벌과 연계하기도 했습니다.

여기 더해 광산구가 우리밀로 부쩍 주목을 받는 배경에는 우리 밀을 생산하는 농민에서부터 이를 수매해 2차 가공하는 한국우리밀협동조합, 유통하는 클러스터, 그리고 대학의 연구기관이 집약된 것과도 연관이 있죠.

한 번 더 식품위생과를 지적하자면, 영업정지 15일은 우리밀협동조합에 대한 손실뿐 아니라 광산전략산업에 대한 영업정지라는 것입니다.

2014년 우리밀협동조합의 매출은 86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열두 달로 나눠보니 1일 매출이 2300만원이네요. 15일이면 3억4500만원이고요. 농민 조합원들의 불만이 눈에 보입니다. 

우리밀협동조합은 광주·전남지역 농민 1700여명이 조합원으로 구성된 비영리 농협이고, 유통판매업은 주업이 아닙니다. 2004년 8월 광산구 본덕동에 설립돼 전국 밀생산자 조직의 중심단체로 자리 잡고 있으며 계약재배에서부터 저장과 판매는 물론 고추장, 된장 등을 직접 생산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어쨌든 광주 광산구 식품위생과의 강직한 공무정신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