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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가로수길 지고, 이태원 경리단길 뜬다"

강남상권 메르스 직격탄…세운상가 재개발 '을지로상권 주목'

박지영 기자 기자  2015.07.22 15: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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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2분기 서울 상권 임대료는 내수침체와 메르스 여파 탓에 대부분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강남권 월 임대료는 △신사역 -0.5% △삼성역 -0.5% △압구정 -2.0% △강남역 -3.2% 순으로 하락률이 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상권 임대료는 3.3㎡당 2만5600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0.2% 내려갔다. 강남권 일대 상권이 전반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20·30대 두터운 수요층을 가진 홍대와 이태원이 임대료 상승을 유지하며 선방했다. 
 
권역별 임대료는 패션 트랜드를 만들고 유행을 선도했던 신사역 상권의 경우 메르스로 관광객 비중이 뚝 떨어지자 5분기 만에 처음 임대료가 하락했다.

한국전력 부지에 현대차그룹 계열이 터를 옮기며 회복이 점쳐졌던 삼성역 상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어느 정도 상권 활성화 기류가 흘렀지만 과거보단 확연히 붐비는 정도가 덜했다.

강남역 상권 또한 메르스 여파를 피하진 못했다. 그나마 평일보다 주말, 주간보단 야간 상권이 비교적 활발한 편이었다. 
  
도심 상권은 월 임대료 변동이 들쑥날쑥했다. 종각·광화문 상권은 '평타'를 친 반면, 종로3가와 종로5가는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권역별 변동률은 △종각역 11.7% △광화문 4.4% △종로3가 -3.2% △종로5가 -3.5% 순서다.

종각역 상권은 그랑서울 유동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졌다. 늘어나는 유동인구 덕에 대로변 매물도 하나 둘 출시됐다. 심지어 최근 출시된 매물의 경우 월 임대료 수준이 6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광화문 역시 신규 입점한 D타워와 타워8 오피스 덕에 유동인구가 부쩍 증가하며 직전 분기대비 월 임대료를 4.4% 끌어올렸다.

반면, 요식업 밀집지역인 종로3가와 종로5가는 메르스 직격탄을 정통으로 맞으며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쏟아날 구멍이 있다는 사실이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세운상가 일대가 9년 만에 재개발될 예정"이라며 "이곳에 20층 규모 오피스빌딩이 들어서게 되면 비교적 낙후했던 을지로와 세운상가 일대 상권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젊음의 거리' 신촌 상권은 △홍대 1.2% △신촌 0.3% △이화여대 -5.2% 순으로 임대료가 변동률을 마크했다. 메르스 여파로 발목이 묶인 홍대는 상수동의 선전으로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상수동 일대는 최근 소규모 점포 특유의 정취로 문화상권으로 자리 잡았으며, 최초 화력발전소였던 당인리발전소의 변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2004년부터 논의돼 왔던 당인리발전소의 문화창작소 변신사업은 최근 시범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민영 연구원은 "발전소 지하화가 완료되는 2017년 말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폐산업시설을 열린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홍대상권이 얻는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신촌 또한 부활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지난 5분기 동안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신촌은 올 2분기 0.3% 오르며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이는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 공헌이 크며, 주말마다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도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데 한몫 단단히 했다.

영등포 상권은 영등포역을 제외하곤 대부분 하락했다. 권역별 임대료는 △영등포역 1.2% △영등포시장역 -1.6% △여의도역 -5.0%로 파악됐다.

유흥·요식 업종 밀집지역인 영등포역은 야간상권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었으며, 여의도역은 2분기 내 이면도로 저가매물 출시로 직전 분기대비 5.0% 줄었다. 다만 MBC가 이전하긴 했지만 일부 대형 오피스 공실이 해소된 만큼 일대 상권 분위기도 좋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상권 중 제일 눈에 띄는 곳은 단연 이태원이다. 이태원 상권 임대료는 직전 분기대비 평균 19.3% 상승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는 경리단길 인기가 주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경리단길 상권은 최근 20·30대에 큰 인기를 모으며, 3.3㎡당 12만~13만원짜리 고가 매물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김민영 연구원은 "무엇보다 주·야 상관없이 유동인구가 꾸준한 점이 매력적"이라며 "이국적 푸드컬처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게 이태원 상권이 가진 강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