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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타결] 건설사 연 500억달러 발주시장 열렸다

중동 수주량 전년 동기대비 72% 감소 속 단비…제2 중동붐 기대

박지영 기자 기자  2015.07.17 18: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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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란 핵협상이 13년 만에 극적 타결되면서 한국과 이란 간 수출길이 다시 열리게 됐다. 이에 따른 최대 수혜는 건설주가 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이란은 건설사들에 '기회의 땅'이자 '축복의 땅'이었다. 적게는 300억달러에서 많게는 400억달러씩 해마다 공사를 발주한 까닭이다. 그러던 2010년 7월 미국 주도의 '대(對) 이란 제재'에 한국이 동참하면서 수주가 전면 중단됐다.

◆이란 건설시장 5년 뒤 582억달러

일단 국내 건설업계는 이번 협상으로 막혔던 숨통을 트게 됐다. 2015년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255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2%나 뚝 떨어졌다. 아시아지역 플랜트 발주가 급증하긴 했지만 중동에 발목이 잡혔다. 유가하락과 함께 변동성 확대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72% 감소한 것. 이란 수주재개가 '가뭄 속 단비'로 불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여기에 이란은 원유·천연가스 매장량이 각각 세계 3위·2위다. 반면, 생산량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즉, 에너지 생산량을 높이기 위한 시설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미송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란의 1인당 GDP는 4983달러에 불과하다"며 "소득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건설투자가 꼭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인구 8000만명에 국토면적이 한반도 8배"라며 "건설시장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정부 역시 에너지 투자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과거 이란은 에너지산업을 바이백 방식(자사주 매입)으로 투자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이란석유계약(IPC) 방식을 도입, 이란국영석유회사(NIOC)와 외국기업이 합작사를 만들어 회사가 생산하는 물량만큼 대가를 받도록 조정했다.

그렇다면 이란 발주물량은 얼마나 될까.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이란 건설시장은 2015년 하반기 299억달러에서 2019년 582억달러로 4년 만에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해외수주의 약 5%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림·현대·GS 건설 이란수혜 클 듯

여기서 우리나라는 이란 발주물량의 10% 가량을 수주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우리나라는 경제제재 결의 전인 2009년 이란 건설시장의 9.7%를 점유한 바 있다. 누적 수주물량 비중은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이 각각 3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밖에 GS건설 25%·대우건설 5% 수준이다.
 
박형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향우 이란지역 수주경쟁은 과거 시공경험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아직까지 프로젝트 잔액이 남아 있는 대림산업과 과거 프로젝트 수행경험이 있는 현대건설, GS건설 정도가 수혜 업체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참고로 대림산업의 이란 내 수주잔고는 6100억원으로, 빠르면 연내 재 착공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기업별 예상 수주액도 '억' 소리 난다. 예를 들어 이란 신규 발주물량 중 우리기업이 10%를 차지하고, 거기서 대림산업이 30%를 가져온다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간 예상 수주액은 총 7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또 수주한 프로젝트 공사기간이 약 5년이고, 영업이익률이 10%라고 가정하면 대림산업 순이익(EPS)는 현재 추정치 대비 △2015년 6% △2016년 10% △2017년 15% △2018년 19% △2019년 25%로 급상승하게 된다.

물론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선진업체들이 이란진출을 준비하고 있는데다 후발주자인 인도와 중국 업체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바짝 추적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중에서도 중국은 제재 결의 당시 러시아와 함께 기권, 이란과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