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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산+모직 합병…탄력받은 '이재용' 후계구도

그룹 지배력 강화…삼성물산→생명→화재·증권·카드'와 전자→SDI·전기·중공업 지배구조 단순화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7.17 16: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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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판 흔들기에도 '해피엔딩'을 맞았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와 후계구도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번 합병 성사는 삼성그룹 전반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추진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삼성은 2013년 이후 사업·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계속해왔다.

이번 두 회사 간 합병으로 이 같은 일련의 작업이 8부 능선을 넘어 판세정리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삼성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꾸려왔다. 지속적으로 단순화 작업을 지향했지만, '복잡하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큰 변화가 생겼다.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증권·카드'와 '통합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전기·중공업'이라는 굵은 두 줄기가 삼성 전반을 아우르게 된 것. 순환출자 구조가 아예 사라진 건 아니지만 한결 구조가 단순해진 셈이다.

이는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효과에 재계가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제일모직은 삼성생명 지분 19.4%를,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를 소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제일모직 최대주주(23.2%)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지만, 직접 소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해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합병으로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인 동시에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직접 관할하는 구조가 되면서 삼성은 물론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에도 새 역학관계가 구축됐다.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자연스럽게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세금 부담 등의 문제에서 여유로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주식 맞교환 방식 등을 통해 상속세 또는 증여세 부담도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부회장의 후계구도를 완성하려면 부친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3.38%) 취득 자금을 비롯해 약 6조원의 지출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외에 삼성SDS 지분(17.1%)도 영향권 안에 두게 된 터여서, 이 부회장이 삼성SDS 주식(지분 11.3%)과 이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 등을 맞교환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