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미 기자 기자 2015.07.16 11:53:45
[프라임경제] 국가정보원의 스마트폰 해킹 프로그램 구입을 두고 야당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는 동안 이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채 침묵을 지키던 여당이 입을 열었다.
새누리당은 16일 야당이 민간인 해킹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 "정쟁을 유발하기 위한 궤변"이라며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정원이 이탈리아 업체로부터 해킹 프로그램을 '연구용'으로 소량 구매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민간인을 해킹했다는 의혹을 무책임하게 제기하는 것은 '제2의 국정원 댓글 의혹'을 재연해 국정 운영을 발목 잡으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명확한 근거도 없이 민간사찰용이란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찰 정국'으로 몰고 가려 한다"면서 "야당은 한 폭로 전문 웹사이트에 짤막하게 단문으로 매각 사실이 공개된 이메일 내용을 갖고 '억지춘향식 논리를 동원해 국정원을 음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정원이 도입한 연구용 해킹 프로그램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호주 등 세계 35개국 정보기관에서 도입해 사이버 테러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국정원이 아무 관련 없다고 명백하게 해명하는데도 마치 국내 변호사를 해킹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을뿐 아니라 정쟁을 일으키기 위한 궤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사이버테러 위협이 상존하고 불황의 끝이 안 보이는 지금, 국정원의 연구용 프로그램 구입을 민간 사찰용으로 둔갑시켜 정국을 혼란에 빠뜨린다면 민생파탄의 책임은 야당이 져야 한다"면서 "야당은 국익과 국가안보를 위해서 당리당략적 정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비밀리에 조사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 법에 위반된 일이 있으면 최종적으로 책임을 물으면 된다"면서 "이걸 밖으로 꺼내놓고 정치 쟁점화하고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자기 당에 유리할지 몰라도 국가 안보를 크게 손상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민감한 내용이 대부분 공개되고 있는데 대해 분명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이 최고위원은 미국과 영국 의회의 정보위원회가 완전 비공개로 운영되는 점을 짚고, "국회 정보위는 비밀정보기관을 통제하는 비밀위원회"라며 "정보위에서의 활동은 일절 밖으로 나가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인 홍문종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것(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남·북한이 대치된 상황이고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정부가 그 일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거나 정치인이나 평범한 시민을 사찰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가 돼 있기 때문에, 야당에서 우려하는 바는 알겠으나 너무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