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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7색조 매력' 쏘나타, 터보와 디젤에 빠지다

'7단 DCT 결합'…성능과 연비 동시 만족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7.14 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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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온 쏘나타가 이번엔 1.6 터보와 1.7 디젤을 장착하고 등장했다. 2.0 터보로 '질부본능'을 자극했던 쏘나타, 이번 터보와 디젤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직접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규제에 대응해 배기가스 저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 더해 자신의 색깔에 맞는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경제성은 완성차 업계에서 놓쳐선 안될 핵심 요소다.

품질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지난 30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온 국가대표 중형세단 쏘나타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파워트레인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대표적인 파워트레인은 바로 디젤과 터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업계 글로벌 추세인 엔진 다운사이징의 하나로 2.4GDI 모델 대신 추가된 1.6 터보(이하 터보)모델과 1.7 디젤(이하 디젤)모델은 7단 더블클러치(이하 DCT)와 결합해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만족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터보와 디젤이 국내 소비자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직접 체감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시승 코스는 인천 송도를 출발해 인천대교 고속도로를 거쳐 영종해안남로를 왕복하는 약 52㎞ 거리다.

◆1.6 터보 '고성능' 주행에도 향상된 안정감

이번 쏘나타 터보의 가장 큰 특징은 역동적인 주행 성능이다. 이에 맞춰 첨단 기술이 적용된 터보엔진을 장착하고, 빠른 코너링과 고속주행에 맞게 서스펜션도 세팅했다.

우선 고성능 주행을 선호하는 젊은 계층을 주 타깃으로 잡은 만큼 2.0 터보모델과 마찬가지로 기존 디자인에 활력 넘치고 세련된 디자인 요소를 곳곳에 가미했다. 또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하면서 본질적인 성능 외에 디자인 부분에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안개등, 풍부한 볼륨감을 통해 파워풀한 느낌을 강조함으로써 젊은 고객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고성능의 느낌을 강조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눈에 띄는 역동적인 'D컷 스티어링 휠'이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고, 기어 노브 감촉도 손에 감기는 게 만족스러웠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켜면 묵직한 중저음이 주행 성능을 짐작케 한다. 가속 페달을 계속 밟으면 쏘나타 터보는 곧바로 속도를 올리며 점잖게 미끄러지면서 '고성능 터보'의 존재감을 어필한다.

1.6 T-GDI(가솔린 터보 직분사) 엔진이 장착된 터보는 2.0 CVVL 모델과 비교해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7%, 31% 상승한 180ps 27.0kgm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구현했다. 특히 1500~4500rpm 사이의 넓은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되며, 터보모델임에도 복합 공인 연비가 13.4km/L(16inch 기준, 18inch 12.7km/L)로 6% 향상됐다.

여기에 현대차가 독자기술로 개발해 장착한 7단 DCT 변속기는 자동변속기 장점인 운전 편의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수동변속기의 우수한 연비와 즉각적인 응답성을 보였다.

스포츠 모드 주행으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밟자 패밀리 세단을 추구하는 쏘나타는 어느덧 숨겨진 질주본능을 그대로 드러냈다. 터보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속력은 여타 고급 스포츠카 못지않았으며, 운전하는 재미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충분히 어필하고도 남을 수준이다.

속도를 내자 강력한 터보엔진 성능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면서 순식간에 엔진 회전수와 속도계 바늘은 160km/h에 도달했다. 하지만 정숙성은 고스란히 유지됐다. 속도위반을 무시한다면 180㎞/h를 넘는 주행에도 훌륭한 안정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속 페달을 밟을 때 터보엔진 소리가 다소 시끄러울 수도 있지만 운전하는 재미에 비할 바 아니다. 코너링도 만족스러웠다. 커브길을 빠르게 돌파하더라도 크게 쏠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도심에서 묵직하게 느낄 수 있는 스티어링 휠도 고속에선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스포티한 주행감을 자랑했다. 서스펜션도 알루미늄 재질 변경 및 튜닝으로 주행 안정성도 크게 향상됐다.

◆'모던한' 1.7 디젤, 묵직한 주행에 부드러운 변속 '일품'

이어 시승한 디젤은 연비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지만, 전반적인 주행 성능도 나무랄 데 없었다.

터보와는 다르게 전체적인 디자인은 중·장년층 이미지에 어울리도록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직선형 차체로 '모던한 중형세단'의 느낌을 선사한다. 핸들 양쪽 뒤에 기어를 바꾸기 위한 패들시프트는 없지만, 정차 시 엔진을 휴면상태로 만드는 ISG 시스템을 갖췄다.

디젤엔진 특유의 떨리는 엔진음은 가솔린 모델만큼은 아니지만, 보조석 탑승자와의 대화도 어렵지 않을 정도로 높은 정숙성을 자랑했다.

디젤모델의 강점은 중고속 구간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주행감이다. U2 1.7 엔진에 7단 DCT를 장착해 △최고출력 141ps △최대토크 34.7kgm을 구현했다. 또 16.8km/L(16inch 기준, 18inch 16.0km/L)의 높은 연비를 달성하는 등 2.0CVVL과 비교해 연비는 33%, 토크는 69% 향상됐다.

특히 7단 DCT가 최적의 조화를 이루면서 160km/h에 도달할 때까지 변속을 거의 느끼지 못할 만큼 부드러운 변속이 일품이다. 여기에 디젤모델에는 차량이 카메라와 레이더를 통해 전방 충돌 위험 시 제동을 통해 충돌을 회피하거나 피해를 경감시키는 긴급제동시스템(AEB)으로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연비는 14.0km/L가 나왔다. 공인 연비에는 살짝 못 미쳤지만 주행 중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했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쏘나타는 지난 30년간 국내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중형세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독일 브랜드를 필두로 수입차들의 거센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다운사이징과 디젤' 카드를 장착한 쏘나타가 올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