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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 하나, 둘… 서희?

박지영 기자 기자  2015.07.14 1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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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건넛마을 최 진사 댁에 딸이 셋 있는데 그중에서도 셋째 따님이 제일 예쁘다던데~"

가수 조영남씨의 '최 진사 댁 셋째 딸' 첫 소절인데요.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쉬운 멜로디와 재치있는 가사로 당시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이 노랫말이 2011년 10월경 한 건설회사 TV광고로 패러디됐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건넛마을 최 진사 댁이 '서희건설 이 진사 댁'으로 바뀌고, 음절 사이사이 '하나·둘·서희'란 코러스가 추가됐습니다.

해당 패러디 광고는 그야말로 '잭팟'을 터트렸는데요. 과장을 보태 서희건설까지는 아니어도 TV CF가 나오면 따라 부를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말도 참 많았는데요. 서희건설의 '서희'를 두고 온갖 루머가 나돌았습니다. 그중에서 '서희장군' 설이 가장 대표적인데요. 거란족이 침입했을 때 홀몸으로 적진에 들어가 담판을 지은 서희장군을 기리기 위해 '서희'를 따 이름을 붙인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고(故)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 속 인물 '서희'란 얘기도 있는데요. 강인한 여성상을 상징하는 서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것이죠.

그러나 서희건설 쪽에 직접 확인한 결과 이러한 루머는 설에 불과했습니다. 사명 '서희'의 뜻은 의외로 쉽고 간결했는데요.

서희건설에 따르면 이봉관 회장은 슬하에 딸 셋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 '희' 자 돌림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에 평양출신으로 경주에서 터를 잡은 이 회장이 경상도 사투리를 써 '하나·둘·셋'을 '하나·두이·서이'라고 읽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회사이름을 세 딸의 희 자를 따 '서희'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TV광고 속 노랫말이 건넛마을 최 진사 댁에서 서희건설 이 진사 댁으로 바뀐 것도 이 회장 자신을 뜻하는 셈인 거죠.

그만큼 이 회장은 '딸 바보'로 유명한데요.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스타힐스'에 굳이 서희를 넣어 '서희스타힐스'로 지었죠. 여기에 사랑스런 딸들 보다 더 아름답고 우아하게 아파트를 짓겠다는 경영철학을 담았다고 합니다.    

특히 이 회장은 이 다짐을 지키기 위해 서희스타힐스 TV 광고 '이 진사 댁 셋째 따님 편'에 나오는 아역배우를 자신의 친손녀로 대체했다고 하네요. 아무쪼록 이 진사의 경영철학이 '먹쇠'나 '밤쇠'에 휘둘리지 않고 오래 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