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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삭스' 들고 온·오프 종횡무진하는 신개념 '상사맨들'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7.10 11: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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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무실에 들어서면 바다처럼 펼쳐진 포장해야 할 파란 양말 더미의 물결. 오늘은 이걸로 끝."

온라인 세상에서는 회사 페이스북을 통해 고객과 유머러스하게 소통하면서도, 오프라인에서는 왕년에 007 가방 하나만 들고 세계 곳곳을 누비며 온갖 한국산 물품을 팔던 종합상사맨처럼 빠르게 기동하는 회사원들이 있다.  

춘천시 강원대학교 인근의 사무실을 거점 삼아 운영되는 더뉴히어로즈는 옥수수 섬유를 이용한 '콘삭스'로 더 유명하다. 이 회사는 문화예술 공연을 기획 중이던 이태성 대표가 환경오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충격을 받은 것을 계기로 탄생했다. 

비옥했던 중앙아시아의 대지가 무리한 목화 생산으로 척박해지는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고 친환경 소재 사업을 구상하게 된 이 대표는 합성섬유 대비 친환경적이면서도 항균 효과 등 여러 매력을 갖춘 옥수수 섬유에 대해 알게 된다.

그러나 비싼 원가 문제로 옥수수 섬유를 미국에서 수입하고 또 이를 제품화하는 공장을 섭외, 발주하는 일련의 과정부터가 큰 난관이었다.

전국을 누비며 양말을 짜고 염색을 해 줄 공장을 물색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고난의 행군을 한지 어느새 5년. 이 와중에 더뉴히어로즈의 식구도 5명으로 늘어났다.

아직 작은 규모인데다, 회사가 강원도에 있다는 한계 때문에 판로 개척과 협의(통상 미팅이라고 부르는) 등이 쉽지는 않다. ITX 청춘열차를 타고 서울에 한 차례 올라오는 날, 작심하고 관련 스케쥴을 촘촘하게 배치해 판로 개척과 새 프로젝트 구상 등을 해치운다.

이런 와중에 페이스북을 통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거래 주문과 안부를 전하는 소비자들과도 접촉을 이어간다. 원래 크지 않은 규모이기도 하지만, 격의 없는 소통이 장점인 회사의 장점을 최대한 고객들과도 공유하기 위해 직원이 직접 공식 페이스북 관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때때로 직원 착취처럼 보이는 내용이 '날 것 그대로'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는 것도 열악하지만 열정을 갖고 친환경 사업을 진행하는 스타트업 특유의 정신을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왜 더 가격 인하를 하지 못하는지, 하지만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이 구체적으로 아프리카 어느 옥수수 농장 육성 프로젝트에 사용되고 또 서울역 노숙자에게 언제 전달되는지' 밝혀 양해를 구하는 것.

아울러 '직원과 협력업체의 노고로 이렇게 콘삭스가 소비자들을 만나러 간다는 것'을 알려 지속적인 응원을 이끄는 효과도 얻고 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과거 우리나라 종합상사의 경우 자기 그룹 계열사들의 물건을 팔기 위해 세부 종목이나 현지에서의 어려움은 가리지 않고 일당백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곤 했는데, 콘삭스를 들고 이 같은 개척정신으로 임하는 것.

"물건을 파는 과정도 한결 편해지겠지만, 패션이라는 게 사실 계속 트렌드를 살펴야 하는 것이라서 서울에 있으면 좋은 제품 아이디어도 얻고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언젠가 서울에도 사무소나 매장을 꼭 갖고 싶습니다(신형관 매니저)."

서울에 새 전략 거점까지 갖게 되면 '70년대 상사맨'처럼 종횡무진 곳곳을 누비고 있는 이들은 그야말로 부스터를 달게 될 전망이다. 앞으로의 성장세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