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하기 힘들어하는 직원들이 자기에게 가장 맞는 일을 할 수 있도록 6개월 정도 지켜봐 주는 회사가 있다.
심지어 '메르스 사태'로 일감이 줄어 직원들이 한가해지자 아예 극단에 부탁해 자기표현은 물론 연극적 재능을 개발하게 돕기까지 한다.
이런 환경은 장애인 직원들이 옷을 잘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원천이다. 이 업체는 소비자 측면에서도 장애인들을 바라봐 이들에게 가장 좋은 옷을 만들어주고자 첨단 IT기술과 의류 제작을 접목하고자 시도하기도 한다.
이곳은 서울시 지정 우수사회적기업으로 공인받은 ㈜세진플러스(대표 박준영). 여기 직원 18명 중 12명은 장애인으로, 상당수는 여러 장애를 가진 복합 장애인이다.
세진플러스는 단순히 옷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이들의 멘토가 되고자 노력한다. 향후 장애인 중에서도 취업과 자립이 어려운 지적장애인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적성을 찾아주는 직무교육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려는 계획도 세웠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반년간 개인별로 어떤 직무를 할 수 있는지, 또 어떤 일에 흥미를 갖는지 천천히 파악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비로소 제몫을 하는 한 명의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두 달 이상 일 못하던 말썽쟁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수전증과 영양실조로 2개월 이상 직장생활을 하지 못한 지적장애인이 세진플러스에서 6개월간 일련의 과정을 관찰, 직무를 부여받게끔 한 사례가 있다.
이 지적장애인은 경기도 구리에서 서울 마포까지 멀리 매일 출퇴근을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만큼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행복해한다.
박준영 대표는 자신을 초청해 공연을 해주는 이 장애인에게 "마치 자신의 딸이 드럼을 치는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한다.
박 대표는 지적장애인이 자신의 적성을 찾으면 정상인 못지 않게 자신의 몫을 할 수 믿는다. 지적장애인을 위한 직무교육 학교 설립을 계획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진짜 행복한 사람'이라는 박 대표는 교육을 시킨 다음 꼭 세진플러스에 근무하지 않더라도 다른 분야에 소개시켜 꼭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한다고 웃으며 말한다.
지난해 5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전문 교육기관을 세우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 이런 까닭에 더욱 열심히 일해 이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한다. 이것이 세진플러스 임직원들의 공통된 꿈이다.
◆"좋은 옷 장애인들에게 입히고파" 소박한 행복 바라
세진플러스는 장애인 특수학교 교복을 만들 필요성을 느껴 그 꿈을 위해 열성을 다하고 있다.
현재 대기업 계열사들까지 진출한 일반 교복산업과 현재 세진플러스가 발을 들이려 하는 장애인이 입는 교복은 그 제작 난이도가 다르다. 보통 장애 유형에 따라 특수성이 들어가야 하는 만큼 교복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
교복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한 명씩 사이즈를 측정해야 하는데 거리가 멀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진행이 보통 힘들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올 상반기 6개 특수학교의 장애 부모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큰 부담으로 비싼 가격을 들었다. 대기업 등에서 실비 정도만 지원한다면 제작 등의 노력 봉사는 세진플러스가 자원할 의향이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제언이다.
더 나아가 교복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사회적기업에 협조를 요청해 19세까지의 체형별 데이터베이스를 모으는 것도 꼭 이뤄야 하는 선결과제다. 성인이 되는 20살부터 미리 모아둔 데이터베이스로 개별 사이즈 측정을 할 필요 없이 편하게 옷을 주문해 입을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 몫을 다하게 하는 것, 여기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하자는 꿈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