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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동제 첫발…"지켜라·잡아라" 바빠진 은행들

고객 유출 '방어·유도'…수시입출금식 계좌 점유율 폭 따라 대응 방안 상반

이윤형 기자 기자  2015.07.08 16: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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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은행간 계좌이동 자유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자동이체 통합관리시스템'의 10월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의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거래은행 통장으로 쓰이는 수시입출금식 계좌 점유율이 높은 은행들은 기존고객을 지키는 반면 점유율이 낮은 은행들은 신규고객을 끌어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계좌이동제는 고객이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에 연결된 공과금 이체, 급여 이체 등이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이전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주거래 계좌를 이동할 때 줄줄이 엮여 있는 자동이체를 고객이 일일이 옮겨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계좌이동제가 도입되면 각종 출금이체 내역을 조회한 뒤 간단히 변경·해지할 수 있어 '계좌 갈아타기'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또한 소비자들의 은행 선택권도 강화돼 시중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계좌 점유율 상위권인 시중은행들은 기존에 우량고객에게만 주던 수수료와 대출금리인하혜택을 고객범위를 확대 지급하거나 계열사상품까지 연계해 마일리지 혜택을 부여하는 등 고객이탈을 막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한창이다.

먼저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우리 주거래 패키지'를 출시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또한 4대 연금수급자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장·카드·대출 패키지 상품도 출시해 연금저축계좌 이동 간소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주거래고객 대상에게 'KB스타클럽제도'를 신설해 금융수수료 면제, 예금금리 우대 등의 금융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계좌이동제 TF팀을 구성해 기존고객 이탈 방어를 위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말까지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조만간 주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반면 비교적 시장점유율이 낮은 IBK기업은행은 계좌이동제를 취약점인 개인고객 부문을 보강할 기회로 보고 관련 팀을 만들어 대응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계좌이동제에 대비한 고객 편의 서비스 일환으로 'IBK평생든든자유적금' 'IBK평생설계저금통서비스' '스몰빅(Small Big)카드'를 출시해 선보이는 등 금융소비자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개인고객이 비교적 적은 기업은행 입장에서 계좌이동제 도입은 금융소비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고객 맞춤 금융서비스 제공을 확대해 계좌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