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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정체 고민 깊은 TV시장…삼성-LG 돌파묘수 먹힐까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7.08 09: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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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어차피 전 세계적으로 TV시장 크기를 더 이상 키우는 것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진단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 디스플레이서치의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TV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4% 감소한 9900만대로 지난 2009년 상반기 8800만대 이후 6년 만에 1억대를 밑돌았다.

실제 7일 나온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에서 IM(모바) 부문의 갤럭시S6 문제가 가장 큰 주목을 끌기는 했으나, CE(생활가전) 부문의 TV 역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지난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TV 사업은 SUHD TV 판매가 본격화되며 소폭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여전히 환율 문제가 향후 시장 대응에 주요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LG전자의 TV사업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환율 문제가 역풍으로 작용하는데다 주요 시장인 신흥시장에서 수요가 늘지 않는 한계선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온다.TV 판매의 든든한 마지노 방어선으로 여겼던 신흥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사업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삼성은 TV 부진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이미 발빠르게 시작하기는 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이라는 초강수 카드가 바로 그것. 삼성그룹 내부에서 경영진단을 마치고 VD사업부 수익성 개선 전략 수립을 위해 숙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의 경우 올레드 TV라는 아이템을 밀고 있어 지금 같은 시장경색 국면에서 고심이 더 깊을 수밖에 없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시장 선도 제품임에는 분명하나, LG전자만 올레드시장에 뛰어들었고 타사는 관망세라는 문제가 있다. 시장 전체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에 불경기 고민까지 겹친 셈이다. 하지만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증권은 6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TV시장이 2009년 상반기 바닥을 확인하고 LED TV 보급화 전략 덕에 2010년 상반기 당시 전년대비 26% 판매가 증가한 사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회복세가 곧 올 것으로 예측했다. 더불어 이 보고서는 "하반기 삼성전자 TV 부문 영업이익은 상반기 대비 183% 증가하고 LG전자는 흑자전환이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우선 삼성은 최근 북미 시장에서 SUHD TV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국내를 시발점 삼아 보급형 제품을 출시하는 등 수익성 회복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노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 '경영진단'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쓴 효과도 시선을 모은다. LG측은 구글과 '올레드TV 디지털 마케팅 협력 선포식'을 진행, 올레드의 글로벌 공략을 위한 공동 마케팅을 시작했다. 구글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올레드 제품으로 TV를 통한 사물인터넷(IoT)시장 공략이라는 중장기적 전략에 착수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결국 중저가 제품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은 병행 카드가 되고, 각종 프리미엄 제품과 기술력을 전면에 세우는 방식을 내세워 시선몰이를 한층 더 강화하는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위기를 이겨내는 방식이 하반기에 SUHD TV의 대중화가 본격화되는 일종의 전기로 작용하는 한편, 실적 개선 효과를 이끌 촉매가 될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전략을 대부분의 글로벌 가전 메이커들이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일례로, 소니는 올해 중저가 TV시장 공략 비중을 축소하고 초고화질 TV시장에 중점을 둬 성장을 이어나가려 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언론이 소니가 올해 대만 업체를 활용해 외주생산하는 저가 LCD TV를 대폭 줄였다는 보도를 근자에 내놓은 바 있어 이 같은 방향 전개에 신빙성을 더 한다. 대신 자체 생산하는 고가제품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국내업체들이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여러 경쟁사들과 대동소이한 고민, 오십보 백보격의 대응이라는 틀 안에서 쳇바퀴를 돈다면 침체 돌파 효과의 크기는 상당히 상쇄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