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졸 남성이 대졸 여성보다, 수도권 대졸자가 비수도권 대졸자보다 취업 가능성이 크다"는 통념은 이제 옛말이 됐다. 반면 "전문대 졸업자가 4년제 졸업자보다 취업이 잘 된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했다.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유길상)은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대졸 청년층 취업 영향 요인의 변동과 의미' 연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대졸자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고자 2004년 8월과 2005년 2월에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2만4378명과 2011년 8월과 2012년 2월에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1만6803명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2005년 대졸자에서는 남성의 취업가능성이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2012년 대졸자에서는 성별에 따른 취업가능성 차이가 없었다. 이는
여성 대졸자의 취업을 막고 있던 장벽이 점점 허물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소재지별 비교·분석에서는 2005년엔 수도권 대학 졸업자가 비수도권 대졸자보다 취업에 유리했지만, 7년이 지난 2012년에는 취업할 때 '수도권 대학이냐 비수도권 대학이냐'가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학벌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채용문화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인재를 뽑을 때 예전과 달리 '입사 지원자가 수도권에 있는 대학을 다녔느냐'를 예전보다 덜 고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학교유형과 전공 계열별 취업가능성은 4년제 졸업자보다 전문대 졸업자, 인문계 졸업자보다 사회·공학·의약계 졸업자의 취업가능성이 2005년에 이어 2012년에도 계속 높게 나왔다.
부모와 한집에서 사는 대졸자도 그렇지 않은 대졸자에 비해 취업가능성이 높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부모를 둔 대졸자일수록 취업가능성이 더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학력 부모 밑에서 대학을 다닌 자녀의 경우, 부모 경제력을 바탕으로 졸업 후에도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려고 더 오래 취업 준비를 하기 때문.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예전에는 '남성이냐 여성이냐, 수도권 대학이냐 비수도권 대학이냐'가 취업하는데 중요했지만, 구직자 능력 이외 요인들이 취업을 결정했던 관행들이 이제는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채용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업을 비롯한 우리 사회가 능력중심의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