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카드업계의 밴(VAN) 수수료 정률제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현재 정액제로 지급 중인 밴 수수료를 업계 처음 정률제로 전환했다고 1일 밝혔다.
신한카드는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등 13개 밴사와 신규 가맹점에 한해 수수료 정률제 전환을 결정했으며 기존 가맹점은 2017년 1월부터 정률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밴사와 서로 상생하자는 차원에서 합의가 잘 이뤄졌다"며 "구체적으로 수수료가 몇 % 적용되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밴사는 그간 결제 건당 100~130원가량의 밴 수수료를 정액제 형태로 카드사에게 받아왔다. 정액제일 경우 소비자가 1000원을 결제하거나 10만원을 결제했을 때 결제금액에 상관없이 밴사가 받는 수수료는 100원으로 같아 소액결제가 늘수록 카드사에 부담이라는 지적이 계속됐다.
더욱이 소액결제가 계속 증가하며 밴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는 합리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업계 의견이 커졌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국내 밴사 관련 주요 현안과 전망' 리포트를 보면 2002년 전체 신용카드 이용 건 중 1만원 이하 결제 비중은 7.7%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40%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 대비 밴사 수수료 수익 비중은 2009년 6.7%에서 2013년 11.2%까지 늘었다.
한편 신한카드가 처음으로 밴 수수료를 정률제로 전환하자 KB국민카드 등 타 카드사들도 정률제 전환작업에 나선 상태다.
KB국민카드도 13개 밴사와 협의하며 정률제 전환작업에 착수했으며 삼성카드는 '밴수수료 효율화'를 위해 여러 방법을 밴사와 협의 중이다. 하나카드도 정률제 도입을 확정, 통합전산망이 안정되면 밴사와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는 카드사에게 수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소액결제가 앞으로도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카드사들의 정률제 전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밴 업계는 수수료 정률제 구조 자체는 동의하지 않지만 카드업계 분위기 등을 고려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정률제 제안을 받아들인 상황이다.
밴 업계 관계자는 "밴 수수료는 통신비인데 금액에 따라 통신비가 변해야 한다는 카드사 주장에는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소액결제가 늘어나는 시장상황과 압력 등에 의해 밴 업계가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은 이에 따른 효과로 영세가맹점 혜택 등을 얘기하는데 향후 정률제가 보편화됐을 때 소액다건 거래가 많은 영세가맹점이 이로 인해 실질적 수수료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