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비공식 '유승민 사퇴' 시한 6일…친박 vs 비박 전운

옛 친이계 중심 중진들 최고중진연석회의서 '사퇴 불가론' 반격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7.01 16:38:3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비박(非朴·비박근혜)계 중진들이 친박(親朴·친박근혜)계의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압박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새누리당에 전운이 감돈다.

옛 친이(親李·친이명박)계가 중심이 된 비박계 중진들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중 친박계가 지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유 원내대표 사퇴를 종용한 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한 개인을 '희생양' 삼아 책임을 지우지 말고 지도부 전체가 공동의 책임을 절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9일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고자 소집된 긴급 최고위가 유 원내대표에 대한 친박계의 '성토장'이었다면,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는 비박 중진들의 '반격의 무대'였다.

이에 따라 최고위 이후 "시기의 문제만 남았을 뿐 사퇴할 수밖에 없다"는 친박계의 공세에 위축된 유 원내대표가 전세를 뒤집고 원내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비박 "최고위원들이 사퇴 종용…말이 되느냐"

비박계의 맏형격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당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청와대로부터 중립적이고 독립적일 필요가 있다.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당은 물론 청와대에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퇴 불가론'을 폈다고 김영우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이 의원은 친박계 최고위원들을 겨냥해 "당 지도부는 의원총회 결과를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자리인데, 거꾸로 청와대 의견을 의원들에게만 전달하는 모양새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들이) 다들 수평적이고 대등한 당·청 관계를 이끌어가겠다는 공약을 해서 우리가 뽑아줬는데 그 역할을 과연 제대로 하는지 회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이병석 의원은 "지금의 갈등이 정파적인 작동을 하는 것은 안 된다"며 "대통령의 거부권은 존중해야 하지만 유 원내대표 사퇴 문제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의사와 의견도 존중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의원은 또 "유 원내대표는 의총의 결과로서 선출된 자리이고, 앞으로 거취에 대해서도 유 원내대표에게 맡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병국 의원은 "국민이 정치를 걱정해야 하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고 부끄럽다. 이는 우리 모두의 책임인데 이를 어떤 한 사람에게 책임을 지워선 안 된다"면서 "한 사람을 희생양을 만드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다 옳은 말씀"이라 말했고, 유 원내대표는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었다는 게 김 수석대변인의 전언이다.

김 대표는 또 자신이 지난 전당대회 대 공약으로 내세웠던 '수평적 당청관계'와 관련해 "전대 때 최고위원들이 했던 얘기와 공약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친박 "국회법 개정안 매듭 6일까지만 지켜본다"

반면 청와대를 등에 업은 친박계는 이날 오는 6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이 자동폐기 되면 유 원내대표가 사퇴를 선언해야 한다는 논리를 공고히 다졌다.

비박계가 수적으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최고중진회의에 자주 불참했온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친박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도 불참했다.

다만 이날 외곽에서 유 원내대표 흔들기에 나섰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법 재의 처리가 매듭되는 시점까지 일단 기다릴 생각"이라며 "6일 정도에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박계는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추가경정예산' 편성안의 국회 처리를 위해 유 원내대표가 이달 하순까지 자리를 지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두고 친박계와 한 목소리를 내는 이인제 최고위원은 최고중진회의에서 "대통령과 여당 원내지도부의 불신과 갈등이 폭발한 게 본질"이라며 "(유 원내대표가) 파국에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맞다"는 역설을 했다고 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친박계의 파상 공세에도 이날 최고중진회의에 참석한 유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상황이 변한 게 없고,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일관된 모습을 되풀이했다.

이같이 지난 최고위 이후 친박계가 '사퇴론'으로 유 원내대표를 압박하는 중에 비박계가 반격에 나서면서 오는 6일을 전후해 계파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친박이냐 비박이냐,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 둘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최악의 순간에 맞닥뜨리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