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기자 기자 2015.06.30 16:06:30
[프라임경제] 메르스 공포로 7∼8월 성수기 한국행 중국 관광객 예약률이 지난해 대비 80% 이상 급감하는 등 국내 관광업계가 경영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가 한국 관광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팔을 걷었다.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인 양창훈 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은 30일 상해(40%)에 이어 한국행 관광객 20%가 출발하는 북경 현지에서 중국 최대 여행사 CTS(China Travel Service)와 CYTS(China Youth Travel Service) 최고 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했다.
이들은 중국 관광객 한국 방문을 늘리도록 협조를 부탁하는 등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CTS는 중국 최초 설립된 최대 규모 여행사 중 하나로 HDC신라면세점과는 지난 5월 '중국인 여행객 한국 송출 확대'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CYTS는 중국에 세 번째로 설립된 국영 여행사다. 지난 1997년 중국 내 업계 최초 증시(上海)에 상장된 상장사로 최근 한국 여행객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두 공동대표는 쉐샤오강(薛晓岗) CTS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등 상황이 진정되고 있다"며 "여름 휴가객이 많은 7∼8월에 다양한 한국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등 중국 관광객이 다시 한국으로 발걸음을 돌리도록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쉐샤오강 총재는 "메르스에 대한 우려로 중국인 한국 방문이 많이 줄었다"며 "한국에서 메르스가 진정세에 접어들기 때문에 조만간 중국 관광객 한국행이 회복될 것"이라고 응대했다.
이어 "한국에서 쇼핑, 문화, 관광을 함께 할 수 있는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해 한국 관광 매력도를 높이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CTS와 함께 중국의 3대 국영 여행사 중 하나인 CYTS에 방문해서는 까오즈췐(高志权) 부총재과 면담을 하고 "CYTS와 상호 협력을 강화하면서 한국 관광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해줄 것"을 바랐다.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들이 직접 중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에 나선데는 단기적으로는 메르스 위기극복 차원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관광 경쟁력을 중국 관광업계에 알림으로써 한국으로의 관광객 송출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엔저 영향으로 중국인 탈한국행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발표를 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753만명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44.9% 증가해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592만4683명)를 크게 앞질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메르스 여파로 6월 이어 약 10만명에 이르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취소하는 등 관광산업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일부 여행사들이 한국 관광을 자제하기로 했다"는 소문도 번지는 상황이라 한국 관광의 침체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돈다.
한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18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던 제주신라호텔에 머물며 위기를 수습하고 7월1일부터 재개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중국 출장 길에 올라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들과 '관광 활성화' 일정을 함께 했다.
이 사장은 CTS, CYTS 등 여행사 외에도 중국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과 외교부(外交部)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과 여행을 장려해달라"고 별도로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