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극심한 가뭄을 달랠 단비가 내리던 지난 주말,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의 강화도 '길상낚시터'를 찾았다. 넓은 저수지에 꾸려진 낚시터의 한가한 전경은 추적거리는 빗소리와 궁합을 맞춰 여유로움을 선사했다. 누가 낚시터를 아빠들의 전유물이라고 했던가. 이곳에선 여느 낚시터에서 느껴지는 적막한 분위기를 찾기 어려웠다. 간이 오두막집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젊은 커플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다. 저만치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는 온기가 묻어났다.
21년째 운영돼온 길상낚시터는 낚시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낚시터는 더 이상 아빠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최윤 대표의 말처럼 낚시만 즐기는 장소가 아닌 다양한 시설을 통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휴양지'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길상낚시터는 3만9669㎡(옛 1만2000평)의 넓은 땅에 1호지와 2호지 두 곳을 운영하는 민물낚시터다. 간이 오두막집과 평상 등 휴식공간을 동시에 운영해 가족단위 출조가 많기로 유명하다.
최 대표는 낚시터의 초점을 아이들에게 맞추고 있다. 아빠 놀이문화였던 낚시터에 소풍문화를 적용해 '낚시놀이터'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2호지를 어린친구들도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가족체험낚시터'로 새롭게 꾸렸다.
가족체험낚시터는 초보자는 물론 어린이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미끼를 끼우는 것부터 고기를 건지는 것까지 세밀한 낚시법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또 체험장으로 리뉴얼하면서 메기를 다량 방류해 어린이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낚시대를 넣자마자 고기가 올라올 만큼 쉽게 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병아리 △닭 △토끼 △염소 등을 만날 수 있는 동물농장도 갖췄다.
동물농장에서는 먹이 주기 체험 등 동물과 직접 교감할 수 있어 아이들의 선호도도 높다. 더불어 곳곳에 다양한 식물, 꽃 같은 주변 생태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꾸며 볼거리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길상낚시터에는 보행로를 깨끗이 닦아놓거나 낚시구역에 울타리를 쳐놓는 등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세심한 손길이 묻어있다.
이용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빼놓을 수 없다. 낚시터에서 불편한 점으로 꼽히는 화장실도 남녀 따로 설치했고 항상 청결상태를 유지한다.
특히 길상낚시터는 탁 트인 전경에 파라노마처럼 펼쳐진 장흥저수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이처럼 수려한 경관 덕에 SBS 주말 드라마 '엔젤아이즈'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결혼했어요' 촬영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최 대표는 "낚시터 내 수영장 설치도 계획 중인데 낚시를 피크닉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여러 구상들을 하나씩 실현시키고 있다"며 "레저공간을 표방한 다목적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이곳은 사회복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달 28일에는 강화군 내 중학교 특수학급 장애학생 및 교사와 자원봉사자 30여명이 참여한 민물고기잡기 낚시체험행사를 전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다양한 민물고기의 특성 및 모양에 대한 교육부터 전문강사의 낚시 기본 장비 설명과 캐스팅 법, 장애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낚싯대를 이용해 민물고기를 잡아보는 순서로 약 5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최 대표는 "산만했던 아이들이 낚시를 체험하면서 높은 집중도를 보였고 색다른 경험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에 선생님은 물론 부모님들까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특수학급 어린이들을 대상 프로그램의 수익금의 10%는 해당 학교에 기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아원, 보육원 등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특별한 기억을 주는 사회복지 체험장으로 꾸릴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