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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장만 3회째 조충훈, 이골날 만도 한데 금배지 꿈꾸나

박대성 기자 기자  2015.06.29 15: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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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조충훈 전남순천시장(62)이 내달 1일자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가운데 그가 내년 4월13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좀체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조 시장의 행보가 지역정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 중이다.

조 시장의 출마설이 가라앉지 않는데는 조 시장이 총 3회째 시장을 하고 있어 "이골이 났을 것"이라는 관전평이 일어나는 데다가, 선친의 한(恨)이자 '가문의 숙원'으로 알려진 '금배지(국회의원)'를 달고 싶어하는 조 시장 가문의 물밑 노력 때문이다.

조 시장은 공식적으로 총선 불출마를 언급하지만, 국회의원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데 굳이 '싫은 내색'을 않고 있으며 여건이나 명분이 축적되면 결행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새누리당 이정현 꺾을 대항마로 거론

집권여당의 지역구 현역의원인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재선의지를 불태우는 와중에 야당에서 조 시장을 영입해 차출시킬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그럴듯하게 포장돼 유통되고 있다. 조 시장은 현재 당적이 없다.

국회의원 선거구도 변수다.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편차를 현행 3 대 1에서 앞으로는 2 대 1까지만 허용하도록 결정하면서 전국의 선거구가 요동칠 기미다.

이 경우 6월 현재 인구로 계산할 때, 13만8984명(하한선)에 미달되면 선거구가 없어져 통·폐합 대상이 되고, 인구상한선인 27만7966명을 초과하면 분구 대상이 돼 두 명을 선출할 수 있다. 전남에서 인구상한선을 넘기는 곳은 여수(29만4337명)와 순천시 2곳뿐이다.

순천시의 인구는 5월 말 기준 27만8722명으로 자력 분구대상이 되며, 도청소재지 격인 목포시(23만8389명)보다도 인구가 많다.

만약에 '순천·곡성' 지역구에서 '순천시'가 독립선거구로 떨어질 경우 '곡성군'은 인접지자체인 '구례·담양·장성+곡성' 선거구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국회 선거구 획정 여야협상 과정에서 인구 상·하한선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인구감소로 희생되는 농어촌 소외와 비례대표 축소현상을 보전하기 위해 현재 300명인 의원정수를 늘려야한다는 주장이 진보정당에서 꾸준히 제기하고 있어 증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시장이 간부회의 때면 '30만 도시'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도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에 대비한 장차 노림수라는 평이 나온다. 순천에서 '갑·을' 선거구로 나뉠 경우 현직 단체장이라는 이점은 억누를 수 있는 '고사양 프리미엄'이다.

광폭행보 속 단조로운 일상 권태기?

조 시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았지만, 이미 2002년 7월부터 순천시장에 취임한 이후 한 번 걸러 총 3회째 시장을 하고 있어 매일 반복되는 단조로운 생활에서 오는 권태기가 도래 중이라는 것이 시정 안팎의 실황 평이다.

조 시장은 행정가로 변모하기 훨씬 이전부터 지역이라는 '핸디캡'을 넘어 일찌감치 30대 후반에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을 지내는 등 인맥쌓기와 조직관리에 남다른 강점을 보여왔다.

이는 효산고 이사장이자 순천상의 회장을 지냈던 선친(조규순·2008년 작고)의 후광도 빼놓을 수 없다.

조 시장은 작년 8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에도 당선돼 중앙과 지방을 넘나들며 지자체 권익을 위해 뛰면서도 '덤으로' 여야를 막론하지 않고 소통하고 있다.

조 시장이 첫 시장에 취임한 때가 지난 2002년 7월. 중간에 불미스런 일로 중도사퇴한 적이 있지만 그로부터 13년간 '살인적인' 스케줄에 떠밀려 틈만 나면 '쪽잠'을 청한다는 것이 가까운 사람들이 전하는 말이다. 조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 불출마할 것이라고 한다.

신도심 아파트 매입 분구 겨냥설(說)

이런저런 이유때문에 시장직 수행에 더 이상의 미련이 없을 거라는 관전평이 나돈다. 조 시장은 지난해 연말 원도심 옥천동 자택 외에 신도심 N아파트를 3억원에 매입한 것도 지역 정가에 화제가 됐다.

한 때 조 시장이 선거구 분구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소문도 돌았다. 그의 출마여부가 총선을 준비하는 입지자들로서는 전략을 바꿔야하는 관심사이기 때문.

이에 대해 조 시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옥천동 집에 오래살다보니 고장이 나기 시작해 집사람 권유로 조례동 아파트를 부채를 안는 조건으로 매입했다"면서 "막상 이사하려니 귀찮고 또 원도심활성화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거 같아 전세를 내주고 입주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구 분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출마 가능성은 0.1%도 안된다"고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눈밖에 나는 국회의원 자리와 달리 시장자리는 24시간 시민의 사정권 안에 들어있다는 점이 장점이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예를들어, 선거철만 되면 과거의 전과전력이 튀어나오고, '마약커피' 같은 황당무계한 소문이 삽시간에 선거판을 뒤흔드는 실정이다.

또한 아랫시장 중앙화단 설치공사를 추진하면서 상인들로부터 폭언을 듣는가 하면, 엊그제는 '후배뻘' 되는 임종기 시의원으로부터 본회의장에서 "어디시장이 건방지게~"라는 막말을 들어야했다.

이쯤되면 전라도말로 "정내미(정나미)가 뚝 떨어질 법도 하다"는 것이 그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한 지인의 안타까운 토로.

출마욕구는 굴뚝같으나 '노관규' 반면교사

조 시장이 출마하기에는 난관이 겹겹이 둘러싸여 있는 형국이다. 현직 단체장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면 선거일(4.13) 90일 이전에 사퇴해야 하고, 재직 중인 그 관할지역에 출마할 경우에는 120일전에 사퇴해야 해 조 시장이 만약 출마할 경우 12월13일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구나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여야협상 특위가 아직 구성도 안된 상태여서 순천시가 현행 '순천.곡성' 선거구로 존치될지, 분구돼 2명을 뽑을지 정국이 불투명하다.

더불어 새정치민주연합 내 '친노'와 '비노' 간 대립이 격화될 경우 내년 총선 전에 '헤쳐모여' 식 신당이 출현할 수 있다는 점도 무소속 신분인 조 시장으로서는 선뜻 선제행동에 나서기 어려운 모양새다.

'시장직 중도사퇴'에 대한 시민의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는 것도 조 시장 측이 익히 숙지하고 있는 사실.

앞서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2011년 12월 시장직을 중도사퇴후 이듬해 민주당 공천으로 당시 김선동 국회의원 도전했지만 패한 바 있어 조 시장이 노 전 시장의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

조 시장이 여러 감투를 쓰며 바빠지면서 조직장악력 누수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조 시장이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 일로 눈코 뜰새없이 바쁜 찰라에 시청 공무원들의 기강이 느슨해졌다는 안팎의 평이 제기된다. 시청 직원들도 "노시장 때보다 편하다"고 얘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6급 공무원 A씨는 "엄연히 점심시간은 12시부터인데도 11시40분이면 벌써 구내식당에 줄을서기 시작한다"며 "노관규 시장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귀띔했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 연쇄 정치변수 곳곳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호남 유일 새누리당 지역구 의원인 이정현 의원의 기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 여부다.

이정현 의원은 지난해 7.30 보궐선거에서 서갑원 전 의원을 큰 표 차로 이겼지만, 역대정부처럼 집권 후반기인 내년부터는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불가피하다. 이 의원이 줄곧 내세워 온 '힘있는 여당실세' 전략이 어느정도 어필할 지가 향후 변수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박근혜 정부의 권력누수를 노리고 이정현과 맞붙을 야당 내 공천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청년비례 김광진 의원이 고향 순천에서 지역구 공천을 노리고 상임위(국방위)에서 맹활약하며 고향에도 수시로 내려오는 등 현역의원의 이점을 십분 활용 중이다.

2013순천만정원박람회를 기획한 노관규 전 시장도 유력 후보군이다. 노 전 시장으로 인해 순천시가 '정원도시' 또는 '생태수도'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그 과실은 철저히 조충훈 시장이 따먹고 있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냉정한 분석이다.

이 밖에 '친노'로 분류되는 서갑원 전 의원이 지난해 7.30보궐에서 이정현 의원에게 패했지만, 순천이 분구될 경우 기회가 올 것으로 낙관하며 조직을 추스리며 최근 방송출연도 잦다. 

김영득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감사, 정표수 전 장군, 고재경 전 국회의원 보좌관 등도 기회를 보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무소속 후보군으로는 사법·행정고시 양과에 합격한 구희승 변호사 정도가 판세를 흔들 수 있는 잠재적 후보로 분류되고 있다.

유권자 유모씨(51)는 "조 시장이 시장직을 중도사퇴하고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경우 당선가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출마소문이 나도는데는 후임 시장직을 차지하려는 인물군이 부추기는 경향도 있을 것"이라고 색다르게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