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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통 큰 결단' 300억 모바일카드 원천기술 무상 공유

핀테크 산업 발전 위해 결정…모바일카드 소스코드부터 공개

이지숙 기자 기자  2015.06.29 15: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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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BC카드가 핀테크산업 발전을 위해 모든 금융회사 및 스타트업 기업 등을 대상으로 KS규격의 모바일카드 발급 원천기술(소스코드)을 무상 공유한다.

이번 조치를 통해 모바일카드 발급 기술 확보를 위한 각 카드사들의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어 국가적 차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BC카드는 29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국내 모바일카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술규격, 자산 및 운영 노하우 등 '모바일카드 원천기술'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BC카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연구 개발을 통해 2011년 KS규격을 만들었다. KS규격은 대한민국의 독자적인 모바일카드 표준으로 국제 브랜드사의 기술종속 없이 안정적인 모바일 결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다.

BC카드는 먼저 KS규격의 모바일카드 소스코드를 무상 공유하고, 이어 모바일카드 관련 솔루션을 차례대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물론 은행, 증권사 등 모바일카드 발급을 원하는 모든 금융회사는 BC카드에서 공개한 모바일카드 소스코드를 통해 특별한 개발 과정이나 로열티 등의 추가비용 없이 모바일카드 발급 인프라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이강혁 BC카드 전무는 "이전부터 KS규격에 대한 협의는 여러 카드사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기술을 공개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며 "하지만 회사 자산으로 쉽게 결정하지 못하다 이번에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BC카드는 이번에 공개한 KS규격의 소스코드를 통해 모바일카드 관련 솔루션들이 오픈소스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픈소스는 핵심 소스코드를 모두 공개해 누구나 제한 없이 코드를 보고 관련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BC카드는 KS규격 모바일카드 활성화가 국부 유출 예방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카드 중 60~70%가 국제 브랜드사로 매해 로열티가 지급되고 있다. KB금융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도 4년간 지급된 로열티 비용은 연평균 1414억원이며 이 중 해외 사용분 수수료는 275억원인데 반해 국내 사용분에 대해 지급한 수수료는 1139억원으로 약 4배에 달한다.

이 전무는 "당장 이 기술로 BC카드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없지만 한국 핀테크가 서비스 위주로 기술 없이 중구난방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KS규격 모바일카드 기술이 공유되면 국제 브랜드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바일카드 개발도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지만 공개된 KS규격 모바일카드 소스코드를 이용하면 금융회사들은 빠르면 한 달, 늦어도 3개월 안에 모바일카드를 발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준희 BC카드 사장은  "BC카드의 모바일카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형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며 "지난 5년간 300억원을 투입해 확보한 KS규격 모바일카드 관련 핵심 기술을 무상으로 모두 공개함에 따라 국내 핀테크 산업 전체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카드사에 반응은 미지근한 상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전 금융권을 동참시켜 기반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재 유심방식의 KS규격을 무료로 오픈하는 건 이번 소스공개로 유심카드 방식의 참여를 유도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현재 카드사들이 비자, 마스터와 국내 카드사용분 수수료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외수수료 절감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내전용이라는 점도 로열티 절감은 되지만 소비자 불편이 생길 수 있어 실익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BC카드 관계자는 "당장 유심카드 활성화를 노린다기 보단 카드사와 결제관련 기업들이 국내 모바일카드 표준 기술을 활용해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전체적으로 모바일카드 활성화를 위해 이런 기술들이 많이 공개되면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약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