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터넷전문은행의 시대가 오고 있다. 금융 당국이 산업자본인 비금융 주력자의 지분한도 50%까지 허용하고 최저자본금을 시중은행 절반수준인 500억원으로 풀어주는 등 파격적 혜택을 줌으로써, 오랫동안 우리 금융권의 금과옥조로 지켜져 온 금산분리의 예외가 열릴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폭이 당초 예상을 뛰어 넘어 최대 50%까지 확대 추진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특정 기업의 독주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은행의 사금고화' 논란이 재연될 조짐인 데다 부실 경영을 미리 제어하지 못해 훗날 '제2의 저축은행 사태' 가능성을 예비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갖고 움직이는 업체들의 면면을 보면 핀테크의 장점을 살릴 차세대 먹거리 마련이라는 당초 기대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과 금융이 결합된 휴대폰결제사업을 해 온 업체가 관련 업무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가 하면 빅데이터 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경우도 회자되는 등 핀테크 1세대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 와중에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빅데이터를 금융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새로운 페이지를 열 사고 전환이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금산분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모처럼의 결단이 전혀 보람이 없을 것이라는 데 있다.
이미 해외 사례만 보더라도, 중국의 치엔하이웨이중은행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해 신용위험평가를 한다고 해 화제를 모은바 있다. QQ나 위챗 등 중국에서 인기 높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데이터를 분석해 신용등급 산정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즉 고객별 로그온 시간과 게임 활동 내역, 온라인 구매 활동 등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새로운 융합 정보를 찾아 금융업의 연료로 쓰고 있다.
외형상의 규제 완화만이 아니라, 이 같은 신선한 사고와 도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자유로운 사업 추진을 보장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할 것이라는 점을 공감대로 확인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작 단추를 꿰었으면 한다. 금융 마인드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산업 그 중에서도 첨단 ICT 정신을 함께 탑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