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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인력 구조조정 대신 조직 슬림화"

'9년 만의 귀환' 기자간담회 STX 프랑스 인수 잠정 보류 의사 밝혀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6.25 16: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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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9년 만에 돌아온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정 사장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 대신 상시적 조질슬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5일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 사장은 "9년 만에 이는 우리나라 기업에서 흔치 않은 케이스여서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 사장은 STX 프랑스 인수에 대해 설명했다. 유럽의 낙후된 조선소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직접 가서 보니 놀랄 정도로 현대화되어 있는 곳이라는 것.

정 사장은 "STX 프랑스는 우리나라 내부의 인식처럼 어려운 회사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크루즈를 잘 짓는 곳"이라며 "대우조선의 미래는 결국 선박에 집중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재 시점은 좀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크루즈는 일반 배와 달리 이용하는 주체가 사람이고 문화가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서유럽 승객이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동아시아 승객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 대우조선해양의 인적 구조조정 여부에 대해서도 적극 설명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을 했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다른 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 당시 워크아웃으로 많은 인적 조정을 했고, 그 후 15년이 지났다. 인적 구조조정은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는 상징이 될 수 있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데미지가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정 사장은 "고정비가 내려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공백이 생겨 눈에 보이지 않은 손실이 생기고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도 하락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정 사장은 "직원 신뢰 회복에만 3~5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회사가 받는 부담이 있다"며 "인적 구조조정을 조금 타당치 못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과연 방만한 조직이 있는지 없는지, 조직 슬림화 또는 쇄신 차원에서 불필요한 점이 있으면 그때그때 잡음이 나지 않게 회사의 효율성을 높여가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직 슬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울러 정 사장은 야말 프로젝트를 통해 수주한 쇄빙 LNG 건조 과정에서 오작이 발생한 것과 관련 "전화위복의 계기"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사장은 "야말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프로젝트"라며 "야말 쇄빙 LNG선은 LNG라는 특수 화물을 싣고 2m 두께의 얼음을 깨면서 운항사는 선박을 만드는, 아무도 해보지 않은 전입미답의 경지인만큼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문제가 지금 발생한 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진수 진적에 하자가 발생하면 더 곤란할 뻔했는데 미리 경종을 준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첨언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기술적인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판단을 했고, 연구소 쪽에서 기술백서를 다시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정 사장은 방산 분야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일하게 잠수함을 건조하고 수출하는 회사라는 점을 차별화된 경젱력으로 제시했다.

정 사장은 "방산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미래 먹거리의 기초가 될 것"이라며 "잠수함에 들어가는 장비는 국가기밀이라 사올 수 없는 것이 많아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