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현대차 '中 본격 공략' 중장기 4대 전략 본격 추진

'충칭공장 착공' 소형 SUV부터 고급차까지 생산 라인업 재구축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6.23 18:06:3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가 중국 중서부 경제개발 중심지인 충칭(重慶)시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중국 내륙에 본격 진출한다. 현대차가 23일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서 충칭공장 기공식을 실시한 것.

이 자리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 △김장수 주중 대사 △황치판 충칭시장 △쉬허이 베이징기차 동사장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및 충칭시, 베이징기차 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차 다섯 번째 중국 생산거점인 충칭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 내 187만㎡ 부지에 29.3만㎡ 규모로 건설된다.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라인은 물론 엔진공장까지 갖춘 종합공장이며,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함께 10억달러를 투자해 오는 2017년 상반기 C급 중국 전략차종과 SUV 차종을 순차적으로 양산한다.

정의선 부회장은 기공식에서 "중국 중서부 지역 경제 중심지로서 중국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충칭시에 신공장을 설립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신공장을 통해 서부 진출 교두보를 확보해 중국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전국 규모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300만대' 中 자동차시장 생산거점 확보

충칭시는 인구 3000만명, 면적 8.2만㎢(대한민국 83%)의 세계 최대 규모 도시이자 중국 중서부 유일한 직할시다. 현지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가개발 전략인 '창장(양쯔강) 경제벨트' 주요 도시인 셈.

중국 정부는 창장 수로를 기반으로 철도·도로·공항·석유관 등 인프라 건설은 물론 중서부 지역에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단지를 건설해 창장 지역 시장을 활성화하고, 지역 간 경제 발전 격차를 줄인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광둥성이나 산둥성에 비해 자동차 시장수요가 1/3에 불과한 중국 내륙 성 자동차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 중서부 지역 자동차 대중화와 징진지 개발로 인한 수요 상승 등에 따라 오는 2018년에는 지난해 대비 37% 급성장한 230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생산거점 다변화 △중국 전략차종 다양화 △고객 밀착 관리 체계화 △친환경차 시장 본격 진출, 4대 전략을 집중 추진한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대폭 높인 소형 SUV와 소형 세단부터 고급 대형차까지 생산 판매 라인업을 재구축한다.

우선 생산거점 다변화와 관련해 베이징과 옌청 2곳이었던 승용 생산거점을 허베이와 충칭 등 4곳으로 확대해 중국 북부·동부·중서부를 아우르는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

이 지역은 새로운 중국 정책 하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현대차그룹은 신규 자동차 구매증가에 대응해 경제성 있는 중국 전략 소형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공장 가동에 맞춰 생산할 중국 전략 신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각 공장 간 생산 차종 이관 및 생산량 조절이 유연한 생산체계를 가동하고, 공장별 물량과 수익을 안정적으로 달성하도록 볼륨 차종뿐 아니라 중대형 및 SUV 차종을 적절히 추가 투입해 생산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한다.

이후 매년 시장에 특화된 신차를 4~5개씩 투입해 현지 전략차종을 다양화한다. 시장 수요를 세분화하고, 낮은 가격대부터 고급차까지 라인업을 새롭게 편성해 고객층에 맞는 차량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글로벌 메이커와 로컬 사이 틈새시장과 신규 수요층을 적극 공략하는 차원에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소형차와 소형 SUV를 개발·출시한다.

아울러 고객군별 밀착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현재 1700개인 딜러를 오는 2016년 2000개까지 확대하고 도시별 성향 및 선호 차급을 분석해 맞춤형 판매 전략을 펼친다.

이와 함께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중국 환경차 시장은 현지 정부 연비 규제 확대 및 친환경차 지원 정책에 따라 오는 2020년 200만대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말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베이징현대 생산)를 필두로, 현지 생산 하이브리드 차종을 확대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도 증강한다.

◆270만대 생산체제 구축 '진검승부'

물론 2018년 중국 2300만대를 선점하기 위해 다른 글로벌 메이커들도 사활을 건 규모의 경제 실현에 나서고 있다.

현재 중국시장 1위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오는 2018년까지 신공장 건설과 신차 개발을 위해 182억 유로를 투자해 △2017년 439만대 △2018년 500만대 생산체제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GM도 2017년까지 12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규모를 290만대까지 확장 중이며 토요타나 닛산, 혼다 등 일본메이커들도 신규 공장 건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시장에서 승용세단 수요가 감소(-3.8%)하고, 저가형 SUV시장은 크게 증가(112%)하는 등 현지 로컬 메이커들의 선전에 밀려 글로벌 합자회사들이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100%가 넘는 공장 가동률로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춘 현대차그룹은 무리한 가격 인하 대신 2007년 경험을 토대로 장기적 투자와 적기 신차 출시로 중장기 전략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진출 초기 고속 질주하던 현대차는 2007년 자동차시장 수요가 정체되고, 메이커 간 점유율 확대 출혈 경쟁이 악화되면서 전년 5위에서 8위로 하강했으며, 점유율도 7.0%에서 4.6%까지 급락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현대차의 중국시장 경쟁력, 특히 당시 건설 중인 2공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현대차는 2공장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전략차 개발에 매진해 2008년 2공장에서 현대차 최초 중국 전략차 위에둥을 생산, 다음 해 폭발적 C차급 성장세의 효과를 누렸다. 2008년 29만대에서 2009년 57만대로 무려 93.6% 판매가 증가한 것이다.

현재 195만대 규모를 갖춘 현대차그룹은 2016년 현대차 141만대·기아차 89만대 등 230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2018년에는 총 27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폭스바겐 및 GM 등과 업계 선두를 놓고 진검승부를 벌일 토대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과거 중국시장 수요가 팽창하는 기회의 순간에 현대차그룹은 적합한 차종과 생산 규모를 완비하고 있었다"며 "현지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고객이 원하는 규모만큼 생산할 능력을 갖추느냐가 시장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