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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대란 천수해법] 3000만원으로 귀농귀촌 성공하려면

김병호 기자 기자  2015.06.22 15: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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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은퇴 후 도시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중장년층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낄만 한 난제일 겁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을 선택한 이들은 4만4586세대 7613명에 달합니다. 농촌에서 '인생2모작'을 준비하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데요. 

퇴직이나 은퇴 후 도심생활에서 정착할 만한 자금을 바탕으로 발길을 농촌으로 돌려 '귀농귀촌'에 연착륙한다면 도심에서보다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귀농귀촌이 각광 받는 이유는 여러 부문에서 엿보입니다.   

귀농귀촌이라고 할 때, 언뜻 농사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요, '귀촌'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귀농'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농사일 외에도 많은 일거리가 있기 때문이죠.   

영농에 과학을 접목시키는 단계를 넘어, 현지에서 직접 판매하거나 온라인·SNS 등을 통해 다각도의 유통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이를 관광사업으로도 연결시킨다고 하네요. 

그래서 요즘은 젊은층 귀농 인구도 느는 추세라는데요, 이른바 '6차산업'이라 불리는 융복합 영역을 염두에 두고 귀농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소비생활의 효율성에서도 '귀농'은 매력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특히 은퇴 이후 경제생활은 돈을 버는 쪽에서 쓰는 방향으로 패턴이 바뀌는데, 단순 비교 하자면 도시에서 보다 농촌에서의 소비생활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의료비 등을 제외하고는 돈 쓸 일이 도시보다 훨씬 적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유익한 농촌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농촌생활이 적성에 맞아야겠죠. 귀농귀촌이 각광 받고 있지만, 여전히 귀촌 실패율이 성공률보다 월등히 높은 게 현실입니다. 모든 조건이 맞아도, 정작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다면 결국 '헛걸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지방자치단체 측의 귀농체험 프로그램에 꼭 참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귀농귀촌이 자신의 적성에 맞다고 판단되면, 그 다음엔 돌다리를 두드리기 시작해야 합니다. '철저한 준비' 단계로 들어서는 것이죠. 1년에서 5년은 준비해야만 윤택한 인생2모작을 맛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은퇴 후에 그제서야 귀농을 준비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충고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죠.    

'귀농귀촌 6차산업으로 성공하기'의 저자 유상오씨는 본인의 저서와 각종 귀농귀촌 컨설팅 등을 통해 "귀촌생활을 위해 주거에 1000만원, 농사 및 생활에 1000만원, 비상금 1000만원 등 총 30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전합니다. 그의 귀촌 노하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거마련은 현지 귀농귀촌협의회,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마을 등을 직접 방문해서 방법을 찾도록 합니다. 집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빈집과 텃밭을 임대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임대료는 1000만원이면 충분하고, 이보다 비싼 집과 전답은 시작 단계에선 과하다는 설명입니다. 작게 시작하라는 충고죠.  

둘째, 귀농하기 전에 도심의 10개 정도 가구와 연계를 맺어놓고 이들 가구에 친환경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유리한 방법입니다. 일본과 비슷하게 유기농 직거래를 하는 귀촌가구 벤치마킹 방식이 안전하다는 얘기입니다.    

평소에는 이들 가구에 유기농 농산물을 공급하고, 또 여름철에는 이들에게 휴가처를 제공합니다. 또 가을에는 김장을, 겨울에는 된장, 고추장 등을 함께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귀농하지 못한 가구와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유하면서 '농사 실력'과 보람, 그리고 작지만 소중한 수익도 얻는 셈입니다.

셋째, 1000만원은 예비비로 준비해둡니다. 유상오씨는 "도심에서의 집과 재산은 월세, 원금보장 복리상품 등을 통해 80세 이후 경제력이 없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편"이라고 설명합니다. 

귀농귀촌은 △지속적인 수입 창출 △유기농업 장래 농사준비 △초기 수입 6차산업(유통 직거래) △농촌관광 민박 △주민과 함께 소득원 창출 등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전제돼야 제대로 성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